"AI전환 더 빠르게" 최태원 인사·조직 핵심…임원 축소·기술통 중용
'4년래 최저' 신규 임원 75명…기술·현장 출신에 AI/DT 역량 잣대
사장단도 인문계 빠지고 '이공계' 약진…AI향 대대적 조직 개편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5일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발신한 메시지는 '기술'과 '인공지능'(AI)으로 요약된다. 최 회장은 올해 내내 "SK 계열사들이 AI 회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던 만큼, 이공계 출신 사장들이 약진했다.
SK그룹은 이날 손현호 신임 SK디스커버리(006120) 사장, 안현 SK하이닉스(000660) 개발총괄(CDO) 사장 승진을 포함한 2025년 정기 임원 인사 및 AI/DT(디지털 전환) 중심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주목할 점은 신규 임원에 발탁된 75명의 면면이다. △기술·현장 출신이면서 △AI·DT 역량이 검증됐고 △지경학 이슈에 선제 대응 능력을 갖춘 인물을 중심으로 선발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SK그룹 내 기술통 약진은 조기 인사에서 확인된 기조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합병회사 출범을 앞뒀던 지난달 24일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 3개 계열사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는데, 모두 인문계 출신 전임자에서 이공계 출신으로 교체됐다.
김종화 SK에너지 사장은 한양대 공업화학과, 최안섭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연세대 화학공학 학·석사 출신이다. 이상민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 기계공학 학·석사를 받았다. 김 사장은 직전까지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 총괄로 현장을 뛰었다.
SK그룹이 단행한 조직개편도 'AI향(向)'이다. 그룹의 두뇌 역할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전략·글로벌위원회 산하 AD·DT 태스크포스(TF)를 확대 운영키로 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맡고 있는 AI TF는 'AI추진단'으로 승격되고, 윤풍영 SK㈜ C&C CEO가 맡고 있는 기존 DT TF와 별개로 'DT 추진팀'이 신설됐다.
그룹 전반의 AI 역량 결집을 위한 'AI R&D센터'를 SKT가 키를 잡고 신설한다. SK㈜는 대표이사 직속으로 'AI 혁신담당' 조직을 신설, 신성장 사업 발굴에 나설 예정이다.
이는 AI와 반도체를 그룹의 미래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최태원 회장의 의중을 반영한 변화라는 게 그룹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SK그룹 멤버사 역량을 총결집해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8월 이천포럼), "지금 뛰어들거나, 영원히 도태되거나"(6월 미국 출장) 등 메시지를 내왔다.
한편 SK그룹은 최근 4년 이내 가장 적은 규모인 75명의 신규 임원만 선임, 앞서 예상돼 왔던 임원 감축이 현실이 됐다. SK그룹 신규 임원은 2022년 164명, 2023년 145명, 2024년 82명으로 해마다 감축되고 있다. 최연소 신규 임원은 1982년생인 최용준(42) SK하이닉스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기획 담당이다.
dongchoi8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