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친구 회사에 6천억"…"'고문' 장형진 M&A 주도는 배임"

강성두 영풍 사장 "中매각·인위적 구조조정 없어…최 회장 취임후 고려아연 사유화"
고려아연 "영풍 무리하게 3천억 차입해 MBK에 빌려줘…적대적 M&A로 회사가치 훼손 우려"

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대한 설명을 하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2024.9.2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시도 중인 ㈜영풍(000670)은 27일 고려아연 경영권을 획득한 후에도 중국에 회사를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강성두 영풍 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영풍은 MBK와 함께 지배권 강화를 통한 고려아연 정상화에 나서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려아연 中에 안 판다…핵심인력 사퇴? 김정은이 와도 지켜야지"

강 사장은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한 후 중국에 되팔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저와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존재하는 한 고려아연을 중국에 팔 생각이 없다"며 "신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인위적인 구조조정도 없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강 사장은 이제중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 부회장이 영풍 측에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본인을 비롯한 핵심기술진이 전원 사퇴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선 "정말 회사를 사랑한다면 MBK가 아니라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영해도 '고려아연을 지키겠다'고 답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최윤범 회장도 거쳐가는 경영자 중 하나다. 왜 사람에 충성하는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강 사장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향해서 날을 세웠다. 그는 "최 회장이 2019년 대표이사 취임 후 전체 주주들의 이익보다 고려아연을 사유화해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 회장이) 원아시아파트너스라는 친구 회사에 6000억 원 가까이 돈을 투자하고, 완전 자본 잠식이 된 미국의 이그니오라는 소위 말하는 전자폐기물 수입상을 5800억 원을 주고 샀다"고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024.9.2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공개매수가 추가 인상 계획 없어…崔, 대항공개매수 어려울 것"

강 사장은 MBK가 전날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66만 원에서 75만 원을 올린 것과 관련, 추가 상향 가능성에 대해선 "추가 인상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 (자본 조달을) 전부 MBK가 부담하는 것이라 제가 답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 사장은 "최 회장의 입장에서는 대항공개매수를 준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저희는 경영권을 갖는 주식을 (나중에) 파는 것이지만, 고려아연은 경영권을 줄 수 없다. 주식을 비싼 가격에 사서 더 비싸게 사줄 사람이 있을까. 그게 난관"이라고 주장했다.

자본시장법상 주식 공개 매수 기간에는 고려아연이 장내에서 자기회사주식(자사주)을 사는 것은 불법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이어 "(최 회장의 우군 확보설이) 일주일 넘게 시장에 떠돌고 있지만 아직 드러난 게 없다"며 "(최 회장이) 고양이를 피하려다가 호랑이를 만나는 꼴은 없었으면 좋겠다. 특히나 불법 요소가 있는 일은 정말 하지 않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대한 설명에 앞서 생각에 잠겨있다. 2024.9.2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고려아연 "권한 없는 장형진 고문이 M&A 주도…해명·사과해야"

고려아연(010130)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반박했다. 영풍 사내이사도 아닌 장형진 고문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주도한 이유와 배임 의혹을 해명하고, 주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영풍 개인 지분을 단 0.68%(공시 기준) 갖고 있으면서 법적 권한도 없는 장형진 고문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주도하며 전면에 나서는 이유를 명명백백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장형진 고문이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 폐기물을 떠넘기려 하면서 갈등이 촉발됐다고 밝힌 바 있다"며 "이에 대한 사과와 인정도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고려아연은 "영풍은 적대적 M&A의 야욕을 이어가기 위해 3000억 원을 무리하게 차입해 MBK에 빌려줬다"며 "적대적 M&A 시도 과정에서 들어간 과도한 차입으로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의 기업 가치가 훼손되고, 기업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는 우려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