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 안줄 만하네"…식사시간 난기류에 대한항공 승객들 부상

인천발 울란바토르행 항공편, 中 톈진공항 인근 상공서 난기류 만나 급하강
'좌석벨트 착용' 안내 불구하고 승객 10여명 부상

대한항공 여객기. 2023.7.2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금준혁 기자 = 운항 중이던 항공기가 난기류에 휩쓸려 요동치면서 승객과 승무원 10여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난기류가 증가하면서 컵라면 제공을 중단하는 등 항공사들이 안전대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안전벨트 착용 등 승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5일 대한항공(003490)에 따르면, 전날(4일) 오전 8시10분 승객 281명을 싣고 인천에서 출발해 몽골 울란바토르로 향한 KE197 항공편은 이륙한 지 약 1시간 30분쯤 지난 오전 9시 40분 중국 톈진 공항 북동쪽 고도 3만 4100피트 상공에서 난기류를 만나 약 15초간 급하강했다.

이로 인해 승객 10여 명과 승무원 4명 등이 목, 허리 등을 다쳤다. 대한항공은 기내에서 간단한 치료를 진행한 후 몽골 현지에서 부상자 치료를 실시했다. 다행히 병원에 후송된 부상자는 없었다.

항공기는 톈진 공항 주변에 뇌우가 발생하면서 우회 운항 중이었으며, 난기류를 만나기 전 좌석 벨트 착용 사인을 2회 점등하고 기장이 안내방송을 했다고 대한항공은 설명했다.

다만, 사고 당시 항공기 내 식사 시간으로 기내식 등 음식물이 쏟아지면서 항공기 내부는 어지러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항공기가 난기류를 만나는 경우는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적사가 전 세계에서 만난 난기류는 모두 6246건으로, 전년 동기(3473건)보다 79.8% 증가했다.

난기류를 만날 경우 급하강 등으로 인해 탑승객 안전사고 위험이 커진다. 특히 이번과 같이 식사시간에 난기류를 만날 경우 음식물이 쏟아질 수 있다.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장거리 노선의 일반석 컵라면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는데, 좁은 좌석 간 거리로 인해 난기류로 뜨거운 물이 쏟아질 경우 화상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최근 예상하기 어려운 급성 난기류의 발생이 많으니 비행 중에는 이석을 최소화하고 착석 시에는 반드시 안전벨트를 착용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