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사태로 해운특수" 이러더니…해상운임은 '침체사이클' 가리킨다

두달간 고운임 2000선 유지한 SCFI…中 춘절 끝나자 상승분 반납
글로벌업계도 "공급과잉에 운임 하락할 것"…해운사 1분기는 일단 선방 'HMM 영업익 6천억'

8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4.3.8/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글로벌 물류적체 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해상운임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물류특수와 해운침체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지만 일단 비수기 사이클에 올라탄 것으로 해석된다.

2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112.82포인트(p) 내린 1772.92p로 집계됐다.

하마스를 지지하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홍해를 틀어쥐며 글로벌 물류가 적체되자 SCFI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1월12일에는 2022년 9월 넷째 주 이후 약 16개월 만에 2000p를 넘어섰고 중국 춘절 연휴 물동량에 힘입어 두달간 2000선을 유지했다.

그간 해운업계에서는 홍해 사태가 장기화하면 코로나19 이후 또 한번의 물류특수를 누릴 수 있다는 의견과 예견된 해운침체가 올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렸다. 국제해운협의회(BIMCO)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컨테이너선 선복량은 처음으로 3000만TEU(12m 컨테이너 1개)를 넘고 지난해보다 41% 늘어난 478척(310만TEU)의 컨테이너선이 인도된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국제 컨테이너 콘퍼런스 TPM24는 "대규모 인도된 신조 선복량을 홍해 사태가 흡수하며 운임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며 "수에즈 운하 통항이 재개되면 공급 과잉으로 운임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2분기부터 운항을 재개해도 네트워크 회복에는 최소 6개월 이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로서는 춘절 연휴가 끝난 3월을 기점으로 운임 상승분을 반납하며 기존의 불황 사이클을 향하는 모양새다. SCFI는 1일 1900대로 떨어졌고 이후 지난 15일 1700대까지 밀렸다. 특정 시기에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대표적 사이클 산업인 해운업계는 연말 특수가 끝난 1분기를 비수기로 분류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때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 물동량도 폭발한 것이라면 홍해 사태는 수요와 상관없이 공급에 이상이 생긴 것"이라며 "원래 1분기는 컨테이너선의 비수기고 운임 상승여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글로벌 선사들은 임시결항을 통해 운임 방어에 나섰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주간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내달 14일까지 주요 노선에서 50건의 임시결항이 발표됐다.

다만 홍해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이 반영된 1분기는 일단 호실적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HMM(011200)의 1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3069억 원)보다 두배 늘어난 6002억 원으로 전망했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