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힌남노' 한반도 상륙 임박…조선·화학·車 산업계 '비상'
조선업계, 비상대책위 운영…선박 옮기고 간이 시설물 고정
현대차 울산공장, 안전지대로 생산차 이동…석유화학도 대응책 분주
- 권혜정 기자, 김민성 기자,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김민성 김종윤 기자 = 초강력 태풍 '힌남노'의 한반도 상륙이 임박한 가운데 산업계 전반이 초긴장하고 있다. 힌남도가 경주와 포항, 울산 등 특히 경남권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 지역에 위치한 조선·석유화학·자동차 등 산업계는 즉각 비상대책을 가동하는 등 태풍 피해를 막기 위한 대비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는 실시간으로 태풍 상황을 보며 대비하고 있다. 골리앗 크레인 등 각종 철제 구조물이 많은 대형 조선소는 한번 피해가 발생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전사 태풍 비상대책위원회'를 운영하며 태풍 대응 매뉴얼에 따라 피해 최소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건조 마무리 단계이거나 시운전 중인 선박 9척을 2일부터 서해로 피항시켰으며, 안벽에서 건조 중인 선박들은 강풍에 대비해 계류 로프를 보강했다. 방파제 주변의 블록과 유해·위험물질을 안전지대로 이동하고, 침수 및 붕괴 우려지역에 대해 사전 점검 및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옥포조선소에 현장 사무실·휴게실 등으로 쓰이는 컨테이너와 화장실 등 간이시설물을 고정하고, 해상 크레인 및 이동 가능한 선박 6척에 대한 서해 피항도 진행했다. 삼성중공업도 '종합상황실'을 열고 일부 선박을 피항 하거나 벽 계류중인 선박의 고정(무어링) 로프 보강, 크레인 고정 및 승강대 철거 등 태풍 피해 최소화에 나섰다.
포스코는 태풍 경로상 포항제철소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6일 피크 시간대에 포항제철소 일부 공정 가동중단을 검토 중이다.
자동차 업계도 비상대책을 마련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울산에 공장이 있는 현대차는 지난 2일부터 수출 선적 부두와 저지대에 있는 생산차 등 5000여대를 안전지대로 이동 중이다.
또 공장 내 배수 취약지역 점검 및 조치에 나서는 한편 강풍에 따른 낙하·전도 위험 요소도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는 울산공장 내 치수(治水)·방재시설 상태를 점검하고 유사시 즉시투입이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 본사 차원에서는 유연근무제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에 공장이 있는 르노코리아도 힌남도 상륙에 대비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울산과 충남 대산, 전남 여수에 공장을 두고 있는 LG화학은 태풍 영향에 대비해 안전점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사업장별로 강한 비바람에 대비한 낙하물을 고정하고 있다. 우수로 배수 상태 점검, 실외 작업 제한 등 대비를 하고 있다. 특히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여수, 울산 등 주요 사업장의 경우 비상상황실 운영을 통해 피해상황 모니터링 및 응급복구를 실시간 대응할 예정이다. 또 구성원들의 안전을 위해 근무지 상황에 맞춰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울산과 충남 대산, 전남 여수에 위치한 사업장 시설물 관리, 낙하물 제거, 소화장비 점검 등에 만전을 기하라는 내용을 담은 사내 공지를 전달했다.
힌남노 상륙에 따라 항공업계에서는 대규모 결항이 잇따를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전날 제주행 등 총 70편의 항공편을 결항조치했다. 6일에는 31편이 결항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김포와 인천공항으로 항공기를 옮기고 주기돼 있는 항공기의 경우 결박조치할 예정이다. 아시아나도 5일과 6일 제주행과 여수행 항공편 20편을 결항조치한다.
전자업계도 피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태풍 영향권인 구미와 창원 일대에 스마트폰·가전 사업장을 둔 삼성전자·LG전자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재난 대비 메뉴얼을 가동 중이다.
삼성전자는 각 사업장에서 시설물 고정작업 등 외곽 시설물 특별점검을 완료했고, 공사 작업도 전면 중단했다. 태풍 진로를 실시간으로 살펴보며 관련 부서 비상 대기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LG전자도 비상대응 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각 사업장에서 입간판, 현수막 등 구조물과 우수관 및 배수로 등 풍수해 대비 시설을 확인하는 등 현장 점검도 마쳤다. 아직 공장이 가동 중이지만 태풍이 상륙하는 늦은 오후부터는 일시적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
경기 화성, 이천 등 수도권에 생산시설이 몰린 반도체 업계는 예상 경로상 생산 시설물 피해 가능성이 낮아 문제없이 공장을 가동 중이다. 다만 혹여 모를 사고에 대비해 비상대응 물품을 준비하고 비상 대기 인력도 배치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재고는 넉넉히 확보된 상황이라 태풍에 따른 일시적인 물류 차질이 생긴다고 해도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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