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주류 판매 신장률 0%"…흥(興) 사라진 유통가 '어쩌나'

12·3 사태 후 정국 불안 주요 유통 채널 판매 실적 저조
내수 불확실성에 주류업계 내년도 생산 계획 차질 예상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소주를 고르는 모습. 2023.12.1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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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12월 들어 한 대형마트의 주류 매출 신장률이다.

내수 소비 침체가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12·3 사태 여파로 사회적 분위기까지 얼어붙으면서 주류 판매 역시 감소세로 나타났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유통 채널의 지난 1~9일 기간 주류 판매 신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 A사의 경우 맥주, 양주, 와인 등 지난해 대비 신장률은 0%로, 소주(+5%), 전통주(+5%) 역시 기존 12월과 비교해 낮은 폭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B사 역시 같은 기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신장률은 사실상 '제로'(0)라는 입장이다.

대형마트업계 관계자는 "연말 주류 판매율이 예년보다 높다고는 볼 수 없다"면서 "명절 선물세트 사전예약 등 향후 계획된 일정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12월 말로 갈수록 매출이 상승하는 기조가 있었던 만큼, 월초 대비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매출이 개선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의 한 식당 주류 냉장고에 소주와 맥주 등이 채워져 있다. 2023.2.2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편의점도 비슷한 상황이다. 편의점 C사의 경우 대표적인 판매 주류인 소주(+8.2%), 맥주(+4.2%), 와인(+8.1%) 등 지난해 대비 오른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지난달 신장률과 비슷한 수준으로, 실질적으로는 연말 특수 효과가 없다는 설명이다.

C사 관계자는 "예년과 비교했을 때 최소한 신장률이 두 자릿수 이상이 되거나 지난달 상승 폭과 비교해 두드러지는 면이 있어야 하는데 4%, 8% 정도는 매출 신장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편의점 D사 역시 "전체 주류 매출이 직전 주 대비 2%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1%도 안 되는 수준"이라며 "매출 증가율이 미미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와인 붐이나 세계맥주 할인 공세, 하이볼 인기 등 편의점이나 대형마트가 주류 매출에서 호재를 누렸지만 이달 들어서 매출 신장률이 지난해와 동일하거나 낮은 수준으로 다소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크리스마스 등 하순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리스크 상황인 만큼 지난해 대비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고 말을 아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연말 특수를 앞두고 물량 공급은 마친 상태지만 향후 분기별 매출에 미칠 시장 변동성은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업체마다 아직은 수출보다 내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실질적인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도 생산 계획 차질 등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il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