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거위라더니"…위기의 면세점, 10월 매출 1년 새 16.4% '뚝'
외국인 32.5% 늘었지만 매출 22.3% 하락
허리띠 졸라매지만 구조적 변화 여파…공항 임차료 부담도
- 서미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국내 면세점의 10월 매출이 1년 전보다 15% 넘게 줄었다. 외국인 이용객 증가에도 매출은 갈수록 빠지고 있어 비용 감축을 위한 '허리띠 졸라매기'를 넘어선 사업 재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10월 면세점 이용객 수는 257만 명, 매출액은 1조 111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이용객은 19.0% 늘었지만, 매출액은 16.4%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이용객은 68만 명에서 90만 명으로 32.6% 늘었으나 매출은 오히려 1조937억 원에서 8492억 원으로 22.4% 감소해 1조 원 선을 밑돌았다.
외국인 이용객 수가 증가 추세인 점은 긍정적 측면으로 꼽힌다. 다만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상품원가 상승으로 면세 혜택을 받아도 가격 경쟁력이 크지 않다는 게 문제다.
'큰손' 중국 따이공(보따리상), 단체관광객 대신 개별여행객이 늘고 외국인 쇼핑 장소가 시내면세점에서 헬스앤뷰티 전문점, 균일가 생활용품점 등으로 바뀌고 있는 영향도 이어지고 있다.
3분기 일제히 영업손실을 낸 면세점들은 비용 감축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6월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고 8월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신세계면세점은 11월 창사 첫 희망퇴직을 받았다. 최근 정기 임원인사에서 수장이 교체된 롯데면세점은 서울 명동의 홍보관 '나우인명동' 사업 철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면세업계에선 내년 전망도 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과 중국 경기가 수축국면에 접어들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국내 유입 규모가 올해보다 축소될 것으로 우려되는데다, 중국의 시내면세점 확대 정책으로 중국 소비자들이 국내 면세점 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고객 다변화 등 자구책 마련과 함께 정부의 면세점 특허수수료 감경 연장, 공항 면세점 임차료 부담 완화 방안을 기대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철수한 롯데면세점 외에 3사는 2023년 7월부터 10년간 운영 계약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분기엔 임차료 상승과 객 수 증가로 (공항 면세점) 적자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항 면세점 임차료 문제는 합리적 조정을 위해 협상이 진행 중이며 내년 그랜드 오픈 뒤 추가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선 미성년자 방문객은 임차료 계산에서 제외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면세점 임대료 체계는 고정 최소보장액에서 여객 수에 사업자가 제안한 객당 단가를 곱해 임대료를 산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는데, 이 전체 여객 수에서 미성년자는 제외해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업계가 한 때 '황금알 낳는 거위'로 불릴 정도로 호황을 누렸지만 지난 10년간 악화일로인 상황"이라며 "면세 산업 보호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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