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과' 이유 유통비용률에 있네"…2020년 46.1%→22년 62.6% 급증

1000원짜리 사과 1개 유통비 626원…복숭아 348원·포도 390원
물가 상승으로 인건비·유류비 등 고정비 상승…"사과값에 영향"

25일 오전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사과를 구매하고 있다. 2024.3.25/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 최근 몇 년간 상승한 과채류·축산물 등의 유통비용이 사과·배 등 과일 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과·배 등 과일 가격 상승의 주된 요인은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물가 상승으로 인한 유통비용과 과일 재배 농가의 고정비용 상승도 과일 가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6일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자료를 보면 2022년 사과 유통비용률(직접비·간접비·유통마진 포함)은 62.6%다.

사과 1개 소매 가격이 1000원이라고 한다면 이 중 626원이 유통비용이라는 의미다. 유통비용에는 수확 비용, 상하자 수수료, 운송 경비, 도소매 인건비 등이 모두 포함된다.

사과의 유통비용률은 2020년 46.1%였지만, 2021년 64.7%로 급상승한 뒤 2022년에도 60%대를 유지했다. 불과 2년사이 16.5%가 뛴 것이다.

사과의 유통비용률은 비교 대상 과일류(배·단감·포도·감귤·복숭아) 중에서 가장 높았다.

2022년 사과의 유통비용률은 62.6%로 과일류 중 가장 높았고, 감귤(61.9%), 배(53.9%), 단감(51.4%), 포도(41.1%), 복숭아(40.4%) 순이었다.

배의 주산지는 경기·충남, 포도는 충북·충남 등인데 비해 사과의 주산지는 경북이라 수도권까지 운송비용을 고려하면 사과의 유통비용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감귤의 경우 주산지인 제주도가 수도권에서 가장 멀지만, 해상·항공운송을 하기 때문에 운송료가 사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전반적인 유통비용률은 매년 상승하고 있다. 과채류나 축산물 등의 유통비용률은 2013년 45.0%였지만, 2020년 47.5%, 2021년 48.8%, 2022년 49.7%까지 상승했다.

aT는 2022년 유통비용률이 상승한 이유에 대해 "코로나19 이후 경기침체와 함께 농업인력 수급 불안에 따라 농업노동에 대한 임금이 상승했고, 경유의 연평균 판매가가 전년 대비 32.4% 상승해 운송원가가 상승했다"며 "경기침체에 따른 이윤이 하락한 것과 달리 물가가 상승해 고정비인 직·간접비가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통비용률의 상승세는 최근 사과·배 등 과일 가격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aT 측 관계자는 "최근 과일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지난해 작황이 안 좋았기 때문이지만, 상승하는 유통비용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yos54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