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옷'의 반란…남성복 변화주는 패션업계
브랜드 론칭·리뉴얼…캐주얼 라인 확장 주력
복장 자율화 늘고 수트 문화 옅어져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패션업계가 '아재옷' 이미지가 강한 남성복 내 캐주얼 브랜드를 론칭하고 브랜드를 리뉴얼하는 등 신규 고객 흡수에 나서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기업 세정의 편집숍 웰메이드의 클래식 남성복 브랜드 브루노바피는 캐주얼 브랜드 '더레이블'을 최근 론칭했다.
브루노바피는 이탈리아 정통 클래식 스타일이다. 더레이블은 브루노바피의 헤리티지에 트렌디한 컬러와 디자인을 더하고 편안한 핏으로 활동성까지 갖춘 '라이프 캐주얼' 브랜드다.
더레이블은 주 고객층 연령대와 같은 2040세대 직원들이 주축이 돼 제품을 제작했다고 한다.
세정은 더레이블 론칭을 통해 남성 캐주얼 제품군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3040세대 남성 소비자를 공략하고 신규 고객층 확대에도 적극 나선다.
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 대표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는 지난달 론칭 40주년을 맞아 새로운 BI와 브랜드 전략을 공개했다. 갤럭시는 현대적 감성의 남성복 '테일러드 엘레강스'(Tailored Elegance)를 새로운 BI로 재정립했다. 브랜드 로고도 고딕체의 클래식 감성을 입혀 새롭게 바꿨다.기존 '올드한'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리노베이션을 한 것.
갤럭시는 리뉴얼을 통해 기존 남성복의 틀을 깨고 젠더리스 실루엣과 캐주얼라이징 등을 강조했다. 오버사이즈 스타일, 구조적 실루엣, 볼륨감을 더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소재 및 컬러에도 변주를 줘 캐주얼 상품 다변화를 꾀했다.
제품 포트폴리오도 가격, 세대 등 타깃층별로 세분화했다. 최고급 라인인 '란스미어', 국내 프리미엄 의류인 '프레스티지' 라인, 합리적 가격의 '갤럭시' 라인, 30대 젊은 층을 겨냥한 'GX' 라인 등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120110)FnC부문(코오롱FnC)이 전개하는 캠브리지멤버스는 지난해 고급화와 대중화 '투트랙' 전략을 선보이며 2030세대 젊은층 공략 효과를 누렸다. 맞춤형 정장 서비스 'MTM 기술'을 활용한 고급화 전략을 구사했다. 여기에 클래식을 재해석한 '클래식 캐주얼'과 에이지리스 상품 다양화로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캠브리지멤버스는 온라인 전용 캐주얼 브랜드 '아놀'도 론칭했다. 아놀은 캠브리지멤버스가 가지고 있는 테일러링 노하우를 기반으로 하는 고품질 캐주얼 라인이다. 아놀의 올해 매출 신장률(9월 기준)은 전년 대비 2배에 이르며 신규 고객도 같은 기간 80% 늘었다.
신원(009270) 남성복 브랜드 지이크 역시 컨템포러리 브랜드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남성복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전략적 리뉴얼을 단행했다.
우선 수트와 캐주얼을 구분해 각 라인의 독립성을 강화했다. 수트는 상위 등급 수입 원단의 프리미엄 제품군부터 합리적인 중가 제품까지 가격대별 라인을 명확히 설정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지이크는 신규 캐주얼 라인 '59'(FIVENINE)과 '스테인 가르텐'(STEIN GARTEN)도 선보였다. 종전 지이크 내 수트 비중이 80% 이상이었다면 지난해 리뉴얼 이후 캐주얼 비중이 절반 가량까지 늘어났다.
패션업계가 남성복 브랜드에 변화를 주는 것은 최근 수트 브랜드 수요가 줄어들고 브랜드 입지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복장 자율화가 늘고 경조사에서도 수트 문화가 옅어지면서다.
남성복 브랜드들은 캐주얼 제품군을 확장하고 고객층을 넓혀 반등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기존 정통 수트만 고집해서는 시장 선점 및 확장이 불가능해진 상황"이라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컨템포러리 브랜드와 캐주얼라이즘이 대세로 자리잡은 만큼 패션가도 이를 겨냥해 전략을 수정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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