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경쟁 온·오프라인 경계 무너졌다…쿠팡, 올리브영 '갑질' 신고

(서울=뉴스1) 신민경 기자 = 쿠팡이 국내 헬스앤뷰티 1위 업체인 CJ올리브영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CJ올리브영이 화장품 납품업체에 독점 거래를 강요하면서 협력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간 경쟁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를 넘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전날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CJ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다.

쿠팡이 주장한 CJ올리브영 법위반 혐의는 △매장 축소 등으로 뷰티 중소 협력사를 협박해 쿠팡 납품 막음 △뷰티 중소 협력사에 쿠팡 납품 금지 제품군 지정 △쿠팡에 납품할 경우 입점 수량·품목 축소 등이다.

이를테면 CJ올리브영이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A사가 쿠팡에 납품할 경우 CJ올리브영 내 매장을 축소하겠다고 협박한 것이다. 또 B사에게는 인기 제품을 쿠팡에 납품할 수 없도록 '금지 제품군'으로 지정했다. C사에게는 쿠팡에 납품할 경우 입점 수량·품목을 축소하겠다고 협박했다.

대규모유통업법에서는 유통업체가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다른 거래를 방해하는 배타적 거래 강요를 금지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납품업체들의 거래상대방 선택 자율권을 박탈하고, 경쟁사업자 쿠팡의 뷰티 시장 진출 및 성장을 방해하기 위해 이뤄졌다"며 "쿠팡이 뷰티 시장에 진출한 시점부터 직접적인 경쟁사업자로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방해행위를 해온 사실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CJ올리브영은 "신고와 관련해 아직 공정위로부터 연락받지 못했다"며 "CJ올리브영은 쿠팡 협력사 입점을 제한한 사실이 없다"면서 해당 안건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조사가 진행된다면 성실히 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쿠팡이 CJ제일제당(097950)에 이어 CJ올리브영과도 분쟁을 겪으면서 양사 경쟁이 CJ 계열사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쿠팡과 CJ제일제당은 마진율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거래를 중단했다.

이후 CJ제일제당은 신세계(004170) 유통 3사(이마트·SSG닷컴·G마켓)와 파트너십을 맺고 협력에 나섰다. 이를 두고 업게에서는 '반(反) 쿠팡 연대'라고 분류하기도 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뷰티 사업을 이제 막 시작하는 기업이다. 뷰티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위해 신고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CJ올리브영은 협력사 한 곳으로부터 공정위에 제소당한 상태로 '시장지배력 남용' 혐의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정위는 CJ올리브영이 협력사에 경쟁 헬스앤드뷰티 매장에 화장품을 납품하지 못하도록 압박해 경쟁사를 퇴출시켜 시장지배력을 확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통 유통업체 간 경쟁 구도가 무너지고 있다"며 "온오프라인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에 이같은 형태의 분쟁이 지속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통상 '우월적인 지위'를 가늠할 때 시장에서 독과점 지위를 가진 사업자인지 살펴보고 있다"며 "새로운 시작 획정의 발단이 될지 업계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smk503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