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윳값 줄다리기 시작, 가격 상승 불가피…밀크플레이션 이어지나
"우유값 인상 당연…인상폭 그대로 반영할 분위긴 아냐"
- 이상학 기자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올해 원유 가격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원윳값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물가에 끼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지만 '원윳값 인상=흰우유 가격 인상'이라는 공식이 계속돼 온 만큼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들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9일 소위원회를 열고 원유 가격 협상을 시작했다. 소위원회에서 인상폭이 정해지면 낙농진흥회 이사회 의결을 거쳐 통상적으로 8월부터 반영된다.
사료비와 인건비 등 인상 요인으로 인해 낙농가의 생산 부담이 늘어나면서 원유 가격은 오른다. 농가 우유 생산비는 13.7% 올랐다. 다만 올해부터 원윳값 협상에 시장 상황도 반영하도록 하면서 인상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L당 69~104원 범위에서 가격 인상을 논의한다. 이는 제도 개편 전인 L당 104~127원보다 낮다.
농축산식품부는 빵류와 과자류 등의 원료 중 우유의 비율이 각각 5%, 1% 수준인 만큼 가공식품에서는 원유 가격 인상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원유 가격이 오르면 흰우유를 비롯해 우유를 원료로 한 빵, 아이스크림, 커피 등의 가격도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원윳값이 L당 49원 인상되자 흰우유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우유 제품의 가격을 평균 6% 조정했다. 흰 우유 1000㎖의 제품 가격이 6.6% 상향됨에 따라 대형마트 기준 2710원이었던 1000㎖ 우유 가격은 2800원 후반대로 형성됐다.
매일유업(267980)은 흰 우유 900㎖ 제품 가격을 2610원에서 2860원으로 9.57%, 남양유업(003920) 역시 900㎖ 기준 2650원에서 2880원으로 8.67% 각각 조정했다.
우유 가격이 오르자 아이스크림과 커피 등 가격이 줄인상됐다. 커피빈코리아는 올해 1월 우유가 포함된 음료의 가격을 200원씩, 빙그레는 메로나와 비비빅 등 아이스크림 가격을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원유를 100% 사용하는 우유 가격이 오르지 않을 순 없을 것"이라면서도 "지난해보다 인상폭이 크다고 해서 상승분을 그대로 우유 가격에 반영할 수 없는 분위기인 것도 맞다. 원유 가격이 결정되면 검토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hakiro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