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륙 임박' BYD 찻잔 속 태풍…"日서도 중국산 한계 못넘었다"
BYD 2년간 日 누적판매 3188대에 불과…'연간 3만대 이상 판매' 목표 무색
높은 HEV 선호에 보조금 삭감 영향까지…"중국산 국내감 韓도 유사 전망"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내년 초 국내 승용차 시장에 진출해도 초기 성과가 제한적일 거란 관측이 제기됐다. 우리와 시장 지형이 비슷한 일본에서 BYD 판매량이 당초 목표를 하회하고 있어서다.
3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내놓은 'BYD 일본 시장 현황과 국내 업계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BYD는 지난해 1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 3'를 시작으로 소형 해치백 '돌핀'과 중형 세단 '씰' 등 전기차 3종을 일본 시장에 순차적으로 선보였다.
이들 3개 모델은 지난해 BYD가 전 세계에 수출한 24만여대 중 82%를 차지한 인기 차종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1~9월 BYD의 일본 승용차 판매량은 1742대로 전년 동기 대비 96.6%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누적 판매량은 3188대로 2025년까지 일본에서 연간 3만대 이상 판매하겠다는 초기 목표에는 이르지 못했다.
특히 지난 4월 일본 청정에너지차 보조금 제도 개편 직후 BYD 일본 판매량이 3월 353대에서 4월 66대로 감소했다. 보조금 제도에 사이버보안 대응 등의 평가 항목이 추가돼 85만 엔(약 760만 원)이었던 아토 3 보조금은 35만 엔(약 320만 원)으로 줄어들었다.
자국 브랜드 점유율이 84%에 달하고 하이브리드차 선호도가 높은 점도 BYD의 일본 판매 확대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일본 승용차 시장에서 전기차(BEV+FCEV) 비중은 2.2%에 불과했다. 반면 도요타·혼다·닛산 등 현지 브랜드 전략에 따라 하이브리드차(HEV) 점유율은 36.6%로 여전히 강세다.
BYD는 '중국산'과 '전기차'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다른 국가와 달리 오프라인 판매에 집중하고 현지 유명 배우를 기용해 TV 광고를 제작했지만, 일본 시장의 벽은 예상보다 높았다는 게 KAMA의 평가다.
국내 시장도 국산차 점유율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데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하이브리드차 선호가 높아 비슷한 현상이 재현될 공산이 크다. 또한 정부가 올해부터 전기차 보조금 책정에 배터리 에너지 밀도와 재활용 가치 등을 평가 항목으로 추가했는데, BYD 전기차는 해당 평가에 불리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중국산 제품을 선호하지 않는 일본 소비자들의 성향도 국내 시장에서 유사하게 관측될 것으로 KAMA는 내다봤다. 그럼에도 젊은 층에선 전 세계 전기차 판매 1위에 걸맞게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차량 가격이 워낙 저렴한 편이라 BYD가 국내 20~30대 소비자나 법인을 공략해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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