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가 구동장치 품고, 공간 키웠다…"유니휠, 고급차부터 적용"(종합)
현대차·기아, 유니휠 시스템 공개…배터리 확장·다양한 모빌리티 적용 기대
개발 기간 2년반, 내년 실차량 시험…"상용화 논의 아직"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다양한 모빌리티 시장의 고객 기대 만족을 위해 자동차 공간을 우리 마음대로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자동차의 구동 시스템이 차체가 아닌 바퀴 안으로 들어가는 시대가 열린다. 차량의 공간을 넓히고, 구동 능력의 향상도 기대된다,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는 28일 유니휠 테크데이에서 '유니버설 휠 드라이브 시스템(유니휠)'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유니휠 개발을 담당한 박종술 현대차·기아 선행기술원 수석연구위원은 "동력 장치가 내연기관에서 모터로 바뀌었지만, 큰 공간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에 문제의식 없이 받아들이고 있었다"며 "이런 공간을 어떻게 하면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유니휠은 전기차의 감속기와 드라이브 샤프트, CV 조인트의 기능을 모두 휠 안에 넣고, 모터를 각 휠 가까이에 위치시킴으로써 차체 바닥을 평평한 플랫 플로어로 만들 수 있게 한 구동 시스템이다.
유니휠 안에는 중앙의 선 기어(Sun Gear)와 좌우 각 4개의 피니언 기어(Pinion Geer), 그리고 가장 바깥쪽의 링 기어(Ring Gear) 등으로 이루어진 특수한 유성기어가 들어간다. 태양과 같이 자전을 하는 선 기어 주위를 행성처럼 회전하는 위성 기어, 외곽의 링 기어로 된 구조다.
모터 동력이 선 기어로 전달되면, 피니언 기어→링 기어를 거쳐 휠까지 동력이 전달된다. 또 피니언 기어들은 서로 연결돼 상하좌우 운동을 가능하게 한다. 이 두가지 구조의 융합된 특성으로 동력을 안정적으로 전달하고, 노면에 따른 휠의 움직임에 자유롭게 반응할 수 있다.
유니휠은 전기차의 감속기 역할도 대체하는데, 모터에서 발생한 회전력을 감속해 최종적으로 휠에서는 높은 토크를 얻게 된다. 소형 모터로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토크 벡터링(각 바퀴에 전달되는 토크를 정밀 제어하는 기술)도 구현 가능하다.
유니휠의 가장 큰 특징은 공간 확대다. 휠 사이 확장된 공간을 추가 적재공간으로 활용가능하고, 운전자 중심의 좌석 배치를 탈피해 완전자율주행시대에 대비한 디자인도 할 수 있다. 배터리 탑재 공간도 여유가 생겨 주행 거리 추가 확보도 기대된다.
아울러 차량 뿐 아니라 휠체어, 자전거, 배송로봇 등 다양한 모빌리티에도 적용할 수 있다. 휠의 회전 축이 이동해 계단을 에스컬레이터처럼 오르는 모빌리티도 만들 수 있다.
김기석 책임연구위원은 "유니휠의 완성도가 높아지면 크게 2가지 적용차가 기대된다. 첫번째는 좌우륜 공간 사이 공간이 크게 확보되는 차량이다. 승용차·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될 수 있고, PBV(목적기반 모빌리티)가 될 수도 있다"며 "좌우륜이 독립 구동이 가능해 고성능 차량에도 적용에 적합한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니휠 시스템의 개발은 현재까지 약 2년 반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 다만 아직 선행기술원 단계의 연구로, 내년 본격적인 실차량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박 수석연구위원은 "이제 막 2단계 개발 과정이 끝나서 상용화를 논하기는 굉장히 이르다"면서도 "모터를 2개로 분리하다보니 하나가 들어간 차량보다는 가격이 비쌀 것이다. 아마 들어가면 고급 차량부터 먼저 들어가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현대모비스가 개발 중인 4륜 독립 구동 '인휠 시스템'과는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유니휠은 휠에 부여되는 차량 충격을 피하기 위해 기계 구동 시스템만 휠 안에 들어가고, 모터는 차량에 장착된다. 대신 비조향 시스템을 1차 상용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현대모비스의 인휠시스템은 휠 안에 모터가 들어가지만 조향이 개별적으로 가능한 시스템이다.
박 수석연구위원은 "휠 구동이 미래 모빌리티의 큰 축이다는 것에 생각을 (모비스와) 같이 하고 있다"며 "1차 상용은 후륜 비조향으로 보고 있고. 그 다음에 조향 시스템을 검토하게 되는데 그런 부분에서 같이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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