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산'보다 상속받기 어려운 사망보험금[영화in 보험산책]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선산’은 존재도 몰랐던 작은아버지로부터 선산을 상속받게 된 서하와 갑자기 나타난 이복동생 영호의 이야기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집을 나간 뒤 가족들과의 인연도 끊고 살아온 서하는 어느 날 존재도 몰랐던 작은아버지 윤명길이 막걸리 속 탈륨으로 인해 살해당했다는 전화를 받는다. 가족도 없이 혼자 살던 명길의 죽음으로 서하는 작은아버지의 유산인 선산을 상속받게 된다. 그런데 명길의 장례식장에 나타난 이복동생 영호는 유산에 자신의 지분도 있다고 주장하며 서하를 위협한다.

그렇다면 선산을 상속받는 서하는 작은아버지인 명길의 사망보험금도 상속받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서하는 명길의 사망보험금을 상속받을 수 있다.

보험계약은 보험사와 계약을 체결한 계약자와 보험의 대상이 되는 피보험자 그리고 보험금을 지급받을 권리를 가진 수익자로 이뤄진다. 통상 성인의 경우는 계약자와 피보험자는 같은 경우가 많고, 보험료를 납입할 능력이 되지 않는 미성년자나 고령의 부모들은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다를 수 있다. 수익자는 따로 지정하지 않을 경우에는 법정상속인이 수익자가 된다. 명길은 사망 당시 가족이 없었기 때문에 법정상속인인 서하가 사망보험금의 수익자다.

서하가 작은아버지의 보험금을 받기 위해서는 우선 명길이 피보험자인 보험계약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이는 생명·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의 생존자 및 사망자 보험가입조회서비스와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상속인 금융거래조회서비스를 통해 보험가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보험가입·금융거래조회서비스에서는 계약한 보험사와 상품명 등 간단한 정보만 확인이 가능하다.

상속자가 보장내용, 보험금 등 더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보험금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수익자의 신분증과 사망자와의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가족관계증명서, 사망진단서, 사체검안서 등 사망확인 서류 또는 사망일자 포함한 기본증명서, 제적 등본 등의 서류를 지참해 생명·손해보험협회 또는 보험사를 방문해야 한다. 상속인이 자녀나 배우가가 아닌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받는 과정에서 필요한 서류와 절차가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만약 사망 전 명길이 얼굴도 모르는 법정상속인에게 보험금을 상속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보험계약 시 계약자가 수익자를 지정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을 수익자로 지정할 경우에는 보험사기 등의 위험이 커 보험사별 별도의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또 다른 방법은 보험계약 이후 수익자를 변경하는 것이다. 상법에서는 계약자가 보험기간 중 사정의 변경에 의해 수익자를 지정 또는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수익자 변경은 보험사나 기존 수익자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아 계약 당시 수익자를 지정하는 것보다 더 수월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선산’의 서하와 명길의 이야기는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혼인·부양 등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면서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추세이고, 가족 결속력이 떨어지는 등 사회 환경까지 급변하면서 고독사도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사회 환경 변화는 종신보험을 주력으로 해온 생명보험의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보험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시대에 맞는 상품개발과 보험금 조회, 지급 등 시스템을 개선이 필요하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