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열 한공회장 "밸류업 우수기업, 감사인 지정 '면제'보단 '유예'로"
"1회 유예 후 지정으로 투명성 지켜야"…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
한공회, 기업과 소통 채널 '신문고' 설치 방침…상생위원회 회장 주재로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 회장이 밸류업 우수 기업에 대한 감사인 주기적 지정 면제 방안과 관련해 "대외적으로 굉장히 좋지 않은 시그널을 주는 것"이라고 26일 비판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입장이 있겠지만 회계 투명성을 훼손하는 방법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 한공회가 요구하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 입장도 살리고 회계 투명성도 유지하는 방안으로 1회 정도 유예를 하고 유예 기간이 끝나면 지정을 받도록 하는 것이 서로의 합의점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주기적 지정제는 기업이 6년 연속 자율적으로 감사인을 선임한 뒤에는 그 후 3년은 금융당국이 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감사 관련 지배구조가 이미 우수한 기업을 우대하고,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유도하고자 감사인 주기적 지정 면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 밸류업과 지배구조 개선의 연결성을 고려해 주기적 지정 면제 심사에서 기업 밸류업 표창을 받은 기업에 대해서는 가점을 부여할 방침이었다.
현재 한공회는 금융위 주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관련 사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고,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다. 다만 면제가 아닌 유예 방향으로 이끌겠다는 것이 한공회 입장이다.
최 회장은 2018년 시행된 신(新)외부감사법의 안착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기업 소유 구조의 특이성으로 인한 지배구조의 후진성, 회계의 불투명성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신외감법이 통과된 바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국가의 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굉장히 필요한 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지배구조의 후진성과 회계 불투명성이 우리나라 국가 경쟁력을 훼손한다는 결론에 도다를 수 있다"며 "지배구조 좀 더 개선하면 국가 경쟁력도 20위권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할 수 있어 개혁을 추진할 수밖엔 없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기업이 제시한 △지나친 자료 요구 △고압적 태도 △산업에 전문성이 없는 회계사 △과도한 감사보수 책정 등 문제를 거론하며 "회계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표만 같다면 이런 문제는 서로 소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협회는 기업과의 소통채널인 '신문고'를 설치할 계획이다. 그는 "기업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부분을 협회에 제공하면 자체적으로 조사하고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소통 방안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공회는 회계사 선발 적정 인원과 관련해 회계학회 연구 용역을 진행, 정부와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1250명 중 200명이 수습 기관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seunghe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