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차례 막혔던 크립토닷컴, 한국 진출 재시동…앱 출시·한국어 지원

오케이비트 VASP 가진 크립토닷컴, 올해 말 갱신 신고 계획
한국 투자자 전용 앱 출시했지만 임원 변경 신고 수리는 '아직'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는 크립토닷컴. (크립토닷컴 공식 홈페이지 캡처)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인수로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한 크립토닷컴이 최근 한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애플리케이션(앱) 출시 및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애당초 올해 4월 모습을 드러낼 계획이었던 한국어 앱은 당국의 제동에 의해 한 차례 일정이 무기한 연기된 바 있다. 그럼에도 최근 앱 출시에 성공하자 업계에서는 크립토닷컴의 한국 거래소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해 재차 관심을 가지는 모양새다.

27일 글로벌 거래소 크립토닷컴 본사에 따르면 크립토닷컴은 지난 2일부터 한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애플리케이션 출시 및 웹사이트 내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우선 크립토닷컴은 이번 한국어 앱 출시가 국내 금융당국과 면밀하게 협의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본사 관계자는 "지난 2일 진행한 한국어 애플리케이션 출시를 위해 최근까지 (한국의) 규제당국과 면밀하게 협업해왔다"고 말했다.

앞서 크립토닷컴은 지난 4월 간담회에서 '크립토닷컴 코리아'로의 사명 변경과 함께 한국어 애플리케이션 출시 및 향후 국내 원화 마켓 거래소 전환이란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당국이 현장 점검을 통해 자금세탁방지 관련 우려를 표하면서 해당 계획은 무기한 연기됐다. 크립토닷컴측 주장만 놓고 보면 5개월이 지난 후에야 당국과의 소통을 통해 앱 출시까지는 성공한 셈이다.

크립토닷컴은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 작업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국내 금융당국에 따르면 크립토닷컴이 지난 2022년 인수한 오케이비트의 갱신 만료 기간은 오는 12월30일까지인데, 그전까지 갱신 신고를 끝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크립토닷컴 본사 관계자는 "VASP 라이선스 갱신을 신청해서 한국의 다른 모든 가상자산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규제 당국의 규정을 완벽하게 준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크립토닷컴은 한국 시장에 계속해서 주력할 것"이라며 "한국 규제 당국과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특정금융정보법상 국내 가상자산사업자(VASP) 자격을 얻지 못한 사업자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것이 불법이기 때문에 크립토닷컴의 해당 서비스는 한국의 관할권 내에서는 오케이비트의 운영사 포리스닥스코리아리미티드(이하 포리스닥스)가 개발 및 운영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포리스닥스가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이기 때문에 미신고사업자이지만 한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사업자들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다만 당국 관계자는 "한국어 서비스와 (VASP) 관련 변경 신고 문제는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 포리스닥스가 지난 2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청한 등기임원 변경신고는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

지난 1월 포리스닥스는 대표이사를 크립토닷컴 본사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라파엘드 마르코 이멜로에서 에릭 안지아니 사장으로 변경한 바 있는데, 해당 내용에 대한 변경 신고 수리를 8개월이 다 되도록 받지 못한 것이다.

통상 FIU는 가상자산사업자가 이 같은 변경 신고서를 제출하면 45일 내 수리 여부를 통보한다. 올해 초 이사회를 변경해 신고를 마친 코빗의 경우에는 기간 내 수월하게 해당 변경 신고 과정을 마쳤다. 크립토닷컴의 사례와는 사뭇 다르다.

업계에서는 크립토닷컴의 한국어 앱 출시와 관련해 각양각색의 평가를 내놨다.

글로벌 가상자산 플랫폼 관계자는 "한국어 앱 출시는 (크립토닷컴의) 한국 거래소 시장 진출을 위해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라면서도 "VASP 갱신이든 국내 라이선스와 관련해 다음 승인을 받는 사례가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금세탁방지 지적이나 크립토닷컴을 둘러싼 상황들을 봤을 때 시장 진출이 당장은 어려워 보인다"며 "변경 신고를 꽤 오랜 시간 받지 못하는 것을 보면 바이낸스처럼 진출 자체가 무기한 연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