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선물옵션 불법계좌...포털에 '방조죄' 묻는다

[선물옵션 불법 대여계좌](2)단속하는 사이 또..단속의 한계
하루에 수십건 적발...해외서버 둔탓에 근절 어려워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 News1 이훈철 기자

</figure>앞으로 선물옵션 거래서 통장거래를 알선하거나 소개한다는 내용의 불법 광고를 게재하는 경우 포털사이트에도 책임을 묻게된다. 아무리 뽑아도 근절되지 않자 단속만에 한계를 느낀 감독당국이 불법 통장거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책임강화에 나선 것이다. 해당 포털사이트는 감독당국이 불법광고를 적발해 삭제를 요청하면 즉시 삭제해야 하며, 이에 불응시에는 방조죄로 처벌대상이 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투기를 조장하는 불법 대여계좌 거래 광고를 게재하는 사이트에 대해서 발견시 삭제를 요청하고, 이에 블응시에는 방조죄를 적용키로 했다.

이는 불법 투기를 조장하는 대여계좌를 뿌리 뽑기 위한 것으로, 그동안 광고 게시자만 처벌하던 것을 사이트 책임자로 확대 적용한 것이다.

대여계좌는 선물옵션 투자시 필요한 증거금 부담을 덜어주고 적은 돈으로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 불법 투자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증권사를 통한 선물옵션 투자시에는 증거금 1500만원이 필요하지만 대여계좌를 이용하면 50만원으로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 투자자들이 쉽게 유혹에 빠지고 있다. 대여계좌 알선 행위는 개인 투자자에게 계좌를 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형태로 운영되지만 이는 자본시장법상 엄연히 불법행위로 형사처벌 대상이다.

현재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대여계좌'로 검색시 170여건의 대여계좌 사이트가 검색되며, 블로그와 카페에는 5만여건의 글이 게재돼 있는 상태다. 구글에도 대여계좌 사이트가 버젓이 링크돼 있으며 대여계좌 관련 글이 500만건이 검색되고 있다.

현재 불법 대여계좌 단속은 경찰 소관이다. 이에 전문지식이 많은 금감원이 상시적으로 불법 대여계좌 사이트를 적발해 이를 수사기관에 통보하는 식으로 협조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2012년 사이버금융거래감시반을 통해 단속한 결과 450개 불법 대여계좌 업체를 적발했다. 이후 상시감시체계 하에 매주 30여개의 불법 대여계좌 업체를 솎아내고 있다.

금감원이 수사기관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과 협력해 이같은 불법 대여계좌 광고를 적발해 수시로 삭제하고 있지만 물리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뽑아도 뽑아도 다시 자라나는 잡초와도 같다고 금감원은 말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담요원이 상시 감시를 통해 일주일에 30여개씩 불법 광고를 적발해 방통위에 통보하면 방통위에서 심의를 거쳐 불법업체 사이트를 폐쇄하고 경찰이 수사에 나서고 있지만 대여계좌 업체들이 서버를 해외에 두고 있어 불법 광고를 근절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방통위에서 심의를 열어 사이트 폐쇄 조치를 취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동안 새로운 불법 대여계좌 사이트가 우후죽순 생기다보니 '밑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렇다고 대여계좌를 이용하는 개인투자자들을 처벌하는 것도 쉽지 않다. 불법 광고알선 업체의 경우 투기조장이나 대여계좌 모집 후 투자금을 사기친 경우 처벌할 수 있지만 투기를 목적으로 큰 돈을 벌어보기 위해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자본시장법으로 처벌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불법 대여계좌 알선 광고나 관련 사이트가 노출되는 포털사이트에 대해서는 방조죄 등을 적용할 수 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이는 직접적인 사이트 폐쇄 등에 시간이 걸림에 따라 불법 대여계좌 광고의 토대가 되고 있는 포털사이트 등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 불법 광고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불법 광고 적발시 해당 사이트에 통보하고 즉시 삭제토록 요청하고 있다"며 "만약 이에 불응시에는 해당 사이트도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수시 점검을 통해 해당 사이트에 즉각 불법 광고를 삭제토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boazh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