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영업 종료' 지닥에 "박관호 위믹스 돌려줘라"…이의신청 기각

가상자산 거래소 지닥,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 위믹스 94억원어치 안 돌려줘
영업 종료 후 출금 서비스도 종료…금융당국 방침과 어긋나

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위메이드 본사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2.12.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영업을 종료한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지닥이 박관호 위메이드(112040) 대표에게 위믹스(WEMIX) 코인을 돌려주지 않은 가운데, 법원이 지닥에 이를 반환할 것을 재차 명령했다.

앞서 법원은 박관호 대표가 지닥을 상대로 제기한 가상자산 인도단행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바 있다. 이후 지닥은 불복해 이의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한 번 더 기각함으로써 위믹스 코인을 반환하라는 뜻을 확실히 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재판부가 지난 7월 박관호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것과 관련, 지닥이 제기한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 7월 29일 박 대표가 지닥을 상대로 제기한 가상자산 인도단행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법원은 지닥에 박관호 대표가 지닥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한 위믹스 약 780만개 전량(현 시세 94억원 규모)을 즉시 반환하라고 명령했다.

또 지닥이 30일 이내에 해당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기간이 만료된 다음날부터 위반일 수 1일당 300만원을 박 대표에 지급하라고 했다.

박 대표는 위메이드 의장 시절 1000만개가 넘는 위믹스를 지닥에서 매입했다. 하지만 지닥은 지난 3월 위믹스를 상장 폐지하면서 출금 한도를 하루 1만 6500개로 제한했다. 이에 박 대표는 지난 4월 지닥을 상대로 가처분신청을 냈다.

이후 지닥은 영업을 종료했다. 금융당국 방침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는 영업을 종료하더라도 회원의 출금을 계속 지원해야 하지만, 현재 지닥은 홈페이지를 완전히 닫으며 출금 서비스조차 종료한 상태다. 출금 서비스 종료일을 이달 17일로 명시하기도 했다.

가처분 인용 당시 법원은 지닥이 박 대표의 위믹스를 '임의 처분'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회원들에게 공시한 것과 다르게 채무자(지닥)는 해킹범들에게 탈취당한 수량만큼의 위믹스를 시장에서 구하는 것이 불가능했고, 채권자(박관호 대표)가 예치한 수량에 대한 지급준비율 역시 충분히 갖추지 못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또 "채권자에 대한 변제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는데도, 채무자는 그나마 보관하고 있던 이 사건 가상자산 일부를 임의로 처분했다"고 덧붙였다. 지닥이 지난해 4월 해킹으로 위믹스를 탈취당한 탓에 박 대표의 위믹스를 돌려줄 수 없었다는 의미다.

지닥은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하며 이의신청을 했다. 지닥 측은 지난달 "임의처분 등의 내용이나 사실관계가 다른 내용이 인용 결정문에 포함됐다"며 "후속 과정에서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또 박 대표가 투자자 기망 및 사기, 시세조종 등 혐의를 받고 있어 위믹스를 돌려주지 않았다는 입장도 고수했다. 하지만 법원이 이 같은 이의신청도 기각함으로써 지닥은 박 대표의 위믹스를 돌려줘야 할 전망이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