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만난 금감원장 "취약차주 어려움 가중…은행권 자율지원 감사"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1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남대문지점에서 현장 의견을 경청한 후 대출을 받기 위해 방문한 고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022.7.1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1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남대문지점에서 현장 의견을 경청한 후 대출을 받기 위해 방문한 고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022.7.1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남해인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소상공인이 밀집한 남대문 인근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차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물가와 금리가 급등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현장의견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은행권이 취약차주 지원방안을 연이어 내놓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감사를 표했다.

이 원장은 1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남대문지점을 방문해 인근에서 안경원, 김밥가게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과 30분가량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 원장은 "자영업자의 경우 코로나19로 영업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금리와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가계차주도 금리상승과 자산가격 하락으로 소득대비 부채가 큰 저소득·저신용, 청년·고령층 차주를 중심으로 채무상환능력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런 시기에 금융권이 정부 차원의 대책 외에 자율적으로 취약차주 보호와 부담완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며 "최근 신한은행을 비롯한 은행권이 다양한 취약차주 지원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금융권에서 운영 중인 각종 취약차주 지원 프로그램이 보다 실효성 있게 작동해 취약차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세심하게 살펴달라"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만기연장·상환유예 종료에 대비해 해당 차주들이 급격한 상환부담을 겪지 않도록 적극 노력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간담회 이후에는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해 영업점에 방문한 소상공인에게 직접 대출 상담을 진행하며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차주가 특약 형식으로 가입하면 금리상승 폭이 연간 0.75%포인트(p), 5년간 2%p 이내로 제한되는 상품으로, 지난해 7월 15개 은행에서 출시됐다. 금리상승폭을 제한하는 대신 일반 변동형 대출보다 가산금리가 0.15~0.2%p 더 붙어, 그간 취급 실적은 저조한 편이었다.

이에 금감원과 은행권은 차주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최대 0.2%p까지 가산금리를 낮추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이달 초 '금리인상기 취약차주 프로그램'을 내놓으면서 금리상한형 주담대 신청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이 부담하는 연 0.2%p의 가산금리를 1년간 은행이 부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농협은행 등도 1년간 가산금리를 0.2%p를 면제하며 동참하고 있다.

일각에선 은행권의 이런 취약차주 지원이 보편적이고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현장 방문 직후 취재진을 만난 이 원장은 "시장경제,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은행도 자기 책임의 원칙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보편적 지원보다는 핀셋형 지원을 할 수밖에 없다고 이해한다"며 "정책당국으로서 은행의 자율적인 공생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오늘 자리를 통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몇 가지 애로사항과 의견을 들었는데 정책적으로 소화할 수 있거나 은행권과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은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wh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