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블랙핑크·비투비…'따로 또 같이' 연 2막 [N초점]
-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인기 아이돌 그룹들이 연이어 '따로 또 같이' 전략을 택하며 새로운 '2막'을 열었다.
SF9 주호는 11일 해와달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소식을 전했다. 이와 관련, SF9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주호는 연기 등 개인 활동과 관련한 업무는 타 회사와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라며 "개인 활동과 별개로 팀 활동은 현재와 같이 FNC엔터테인먼트와 차질 없이 계속해서 이어가며 SF9 멤버로서 팬 여러분과 만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 그룹 엑소 멤버 백현, 시우민, 첸도 독립 레이블사 아이앤비100에서 새로운 출발을 한다고 알렸다. 독립 레이블에서의 개별 활동은 SM엔터테인먼트와의 상호 협의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이들은 개별 활동과 첸백시 팀 활동은 아이앤비100에서, 그리고 엑소 그룹 활동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SM엔터테인먼트에서 진행하게 된다. 같은 그룹 디오도 지난해 컴퍼니수수로 이적했으나, 엑소 활동은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블랙핑크 역시 그룹 활동만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에서 이어간다. 지난달 YG는 "최근 블랙핑크의 그룹 활동에 대한 연장 계약을 체결했으며, 개별 활동에 대한 별도의 추가 계약은 진행하지 않기로 협의했다"라고 발표했다. 이후 제니는 어머니와 함께 오드 아틀리에라는 레이블을 설립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수 역시 친오빠와 손잡고 개인 활동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제와 리사의 거취는 아직 전해지지 않았으나 이들 역시 개별 활동을 서포트할 곳과 손을 잡을 전망이다.
비투비는 지난해 말 11년 동안 몸담아온 큐브엔터테인먼트와 결별한 뒤 멤버들이 흩어졌다. 이창섭은 판타지오, 육성재는 아이윌미디어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서은광, 이민혁, 임현식, 프니엘 등 4인은 신생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활발한 활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비록 한 회사로 다 같이 옮기지는 않았지만 "비투비 활동이 우선순위이며, 이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는 공통적인 입장을 밝혀 그룹 활동을 이어갈 것임을 알렸다.
최근 새로운 계약 소식을 전한 이들의 공통점은 '따로 또 같이' 전략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엑소-첸백시와 블랙핑크, 비투비, SF9 주호 모두 개별로 회사와 계약을 맺었으나, 소속 그룹 활동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각자 개인 활동에 매진하면서도, 별도 계약을 맺고 완전체 활동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 그런 만큼 차후에도 활발한 그룹 활동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과거에는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재계약하지 않고 각자 다른 회사로 옮기면 팀은 해체 수순을 밟는 게 일반적이었다. 소속이 달라지면 각자의 이해관계 역시 달라지기에 다시 뭉치기가 쉽지 않았던 것. 회사가 달라져도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는 아이돌 팀은 1세대인 신화, god 정도였다.
그러나 세대를 거듭하며 아이돌들의 인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개인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전개하고파 새 회사를 찾으면서도 팀 활동을 지속하고 싶어 하는 아이돌이 늘어난 것. 소녀시대는 멤버 일부가 이적했지만, 지난 2022년 다 같이 뭉쳐 데뷔 15주년 앨범을 발매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옥택연 역시 2018년 배우 전문 매니지먼트 51k와 전속계약을 맺었지만 지난해 2PM으로 앨범을 내고 콘서트까지 하는 등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를 나와 각자 독립했던 갓세븐은 상표권까지 양도받은 뒤 앨범을 발매해 팀 활동을 이어갈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후 아이돌 그룹의 '따로 또 같이' 활동은 또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아이돌들이 각자의 길을 걷지 않고 '따로 또 같이'를 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관계자는 "아이돌들이 연차가 차면 개인 활동을 더 서포트받고 싶어 한다, 그러면서 본인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회사를 찾게 된다"라며 "그렇지만 소속팀 활동에도 여전히 욕심이 있으니, 새로운 회사에 가더라도 기존처럼 그룹 활동은 계속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이러한 사례가 많이 늘어나면서 회사도, 아이돌도 이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 같은 전략이 팀의 원 소속사와 멤버 모두에게 '윈-윈'(win-win)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이돌 팀을 유지하면서 생기는 부수적인 이득이 많다"라며 "일부 멤버들이 새 회사를 찾는다고 해서 해체하기보다는, 활동을 자주 하지 못하더라도 팀을 유지하는 것이 회사와 아이돌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돌들은 앞서 해체한 팀들이 팬덤을 빠르게 잃어가는 것을 보면서 학습이 된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굳이 해체를 해서 얻어가는 게 없다, 아이돌들은 팀 팬덤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뚜렷하다"라고 했다. 그렇기에 '따로 또 같이' 전략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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