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어 "빌리프랩 카피? 근거 없는 섣부른 주장으로 상처 우려 커"

걸그룹 뉴진스가 28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역센터에서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해린, 다니엘, 하니, 민지, 혜인. (공동취재) 2024.11.28/뉴스1
걸그룹 뉴진스가 28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역센터에서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해린, 다니엘, 하니, 민지, 혜인. (공동취재) 2024.11.28/뉴스1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가 하이브의 다른 레이블 중 한 곳은 빌리프랩이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및 사내이사의 기획안을 카피했다는 의혹에 관해 입장을 밝혔다.

28일 오후 7시 하이브 레이블이기도 한 어도어는 앞서 멤버 5인(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이 회사에 보낸 내용증명에 대해 답변을 전했다. 발신인은 어도어 대표이사 김주영이다.

어도어는 "뉴진스의 색깔을 지키고, 뉴진스의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달라는 요청에 관해 아티스트가 고유의 색깔을 지키면서 성공적인 연예활동을 수행하는 것은 저희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이고, 당연히 저희는 해당 목표의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는 민희진 전 이사와 함께하고자 하는 아티스트의 의견을 존중해 최대주주인 하이브를 설득함으로써 민 전 이사의 사내이사 연임에 찬성하게 했으며, 여러 난항에도 아티스트의 전속계약 만료일까지 민 전 이사가 아티스트의 프로듀싱을 담당하는 내용의 업무위임계약을 제안했다"며 "나아가 지난 13일자 메일 등을 통해 2025년에는 3월 국내 팬미팅, 6~7월 정규앨범 발매, 8월 이후 월드 투어를 계획하고 있음을 말씀드렸고, 이를 위해 지금까지 아티스트의 음악 제작을 담당해 왔던 협력사에도 정규앨범을 위한 A&R과 콘셉트 기획을 요청하고, 미팅을 제안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아티스트는 저희와의 내년도 활동계획 논의를 계속 거절하고 있다"며 "저희는 아티스트의 의사를 존중해 무리해 면담 일정을 잡지는 않고 일단 내부적으로 내년도 활동계획을 준비해 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티스트가 '활동을 계속할 수 있을지 불안하다'는 취지의 본건 내용증명을 송부해 온 것에 대해 매우 당황스러운 심정"이라고 전했다.

어도어는 또한 "빌리프랩의 기획안 카피 주장과 관련해서는 기획안들이 어도어에서 작성한 자료가 아니고, 최초 카피 주장을 한 민 전 이사 측에서도 근거자료를 제공하는 등의 필요한 협조를 전혀 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관계 확인 및 판단을 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그렇지만 저희는 빌리프램 속에 요청해 쟁점이 되는 기획안들 (즉 빌리프랩의 2023년 9월 기획안과 민 전 이사가 빅히트뮤직 CBO로 재직할 당시 작성했다고 알려진 쏘스뮤직 21년팀 기획안)을 직접 확보했고, 이를 비교해 본 결과를 지난 8일자 메일을 통해 공유 드린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본건 내용증명 수령 이후에는 아티스트의 요구에 따라 지난 15일 민 전 이사에게도 근거자료를 요청하고, 18일 빌리프랩에 사실관계의 확인을 요청하는 메일을 재차 송부했다"며 "민 전 이사는 아무런 답변이 없고, 빌리프랩으로부터는 이미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충분히 답변했다는 내용의 회신을 수령했다, 하이브에도 사실관계 확인을 구했으나 제보자가 이미 퇴직했고 민 전 이사가 가처분 사건 재판부에 이에 관해서 아무런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이브로서도 사실관계 확인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별도로 전달할 자료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도어는 이처럼 표절과 관련한 구체적인 근거 자료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카피를 주장하는 것이, 지금까지 민 전 이사 측에서 제기한 표절 의혹과 마찬가지로 사건의 유의미한 해결 없이 당사자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여론이나 관계자들을 자극해 끊임없는 진실 공방에만 기름을 붓는 꼴이 됨으로써 아티스트의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우려가 더 크다고 봤다"며 "결국 아티스트의 고유 색깔은 무엇보다 아티스트의 성공적인 연예 활동에서 드러날 수 있을 것이므로, 주장만 있을 뿐 실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운 기획안 표절 논란에 시간과 비용을 쏟기보다는 아티스트가 대중들 앞에서 자신의 색깔을 뚜렷이 보이는 활동을 하면서 긍정적이고 고유한 이미지를 구축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어도어는 "다만 이러한 판단과는 별개로, 저희는 아티스트의 우려를 존중해 지난 25일 하이브 보안팀에 쏘스뮤직 21년팀 기획안에 대해 각별히 보안 관리를 해 달라는 취지의 메일을 송부했고 하이브 보안팀으로부터 관련자들에 대한 필요한 조치를 했다는 답변을 수령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뉴진스는 어도어에 요구한 내용증명 관련 답변 시한일인 28일 오후 8시 30분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시정을 요구했던 사항들이 개선되지 않아 어도어를 떠나겠다며 29일 0시를 기준으로 전속계약은 해지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민희전 전 어도어 대표와 함께 일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seung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