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목 "희귀병 숨긴 아내, 퇴원 3일 만에 사망…죄책감 느낀다"

(MBN '특종세상' 갈무리)
(MBN '특종세상'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그룹 건아들 멤버 곽종목이 먼저 떠난 아내를 그리워했다.

28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곽종목의 일상이 그려졌다.

곽종목은 "저는 (아내가) 류머티즘 관절염 때문에 아픈지 알았다. 우리 집사람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정확한 병명을 안 지가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리 오래된 것 같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식세포 활성화 증후군이라고 희귀병이다. 우리 식구는 아무도 몰랐다"라고 말했다.

입원한 지 2주 만에 퇴원하겠다고 졸라 집으로 온 아내는 오자마자 아픈 내색 없이 그에게 살림하는 법을 가르쳤다. 그다음 날부터 상태가 심각해져 3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제야 아내가 위중한 상태였다는 걸 알았다는 곽종목은 "우리 집사람이 '아유 괜찮아'라고 하더라도 '뭐가 괜찮아!'하면서 강제로라도 우리나라에서 잘하는 병원 다 데리고 다녀야 했다. 왜 우리 집사람이 괜찮다고 했다고 내 몸 아니라고 '어 괜찮겠지' (한 걸까)"라며 후회했다.

이어 "아내가 철인인지 알았다. 아내는 강하니까 잘못 생각했던 거다. 진짜 나는 그거는 너무 후회한다. 너무 미안하고 아내를 못 살린 거처럼 느껴진다. 죄책감이 든다"라고 털어놨다.

(MBN '특종세상' 갈무리)

아내가 떠난 뒤 외출을 잘하지 못했다는 곽종목은 아내와 함께 걷던 산책길을 찾았다. 바나나맛 우유 하나를 꺼내어 덩그러니 놓더니 곧 사색에 잠겼다.

그는 "저희 집사람이 중환자실 들어가기 불과 7~8시간 전에 저한테 '바나나 우유 먹을래 그거 먹고 싶어' 그러더라. 바나나 우유, 비스킷을 사서 둘이 병원 로비 의자에 앉아서 1시간가량 이야기하면서 우리 집사람이 정말 맛있게 먹던 그 모습이 지금 생각이 난다. 그게 저하고는 마지막 대화였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때 당시 제가 미국 공연을 제의받았다. 당연히 병이 나을 줄 알고 우리 집사람한테 '빨리 퇴원해서 미국 공연 자기도 같이 가자! 자기 가고 싶다고 그랬잖아' 그러니까 큰 한숨을 쉬더라. 그 한숨의 이유를 몰랐다. 그 한숨의 이유를 이제는 알 것 같다. 자기가 불치병이라는 걸 알았을 거다. 가족들한테 얘기 안 했다. '바보야 나는 사실 갈 수가 없어'라는 그런 생각이었던 것 같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곽종목은 손을 잡고 산책하는 노부부를 바라보며 "참 예쁘지 않나. 저 모습이 너무 예쁘다. 우리 아내하고 다정하게 손잡고 산책도 하고 그렇게 지내려고 조용한 곳으로 이사 온 거다"라며 씁쓸해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