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 절반은 모조리 적자"…작년 초유의 불황 겪은 두 업종

부동산-정보서비스 기업 절반 이상 매출순이익률 '마이너스'
예술스포츠-교육업도 태반이 적자…전체 국내기업 조사 결과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지난해 부동산과 정보 서비스업에 속한 기업 절반 이상이 '적자' 늪에 빠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과 예술·스포츠 등 내수에 밀접히 연관된 서비스업 역시 태반이 이익을 보지 못하고 적자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한국은행의 2023년 기업경영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해 부동산업, 정보서비스업의 매출액순이익률 중위수는 각각 0%, 마이너스(-) 1.9%로 집계됐다. 매출액순이익률 중위수는 기업들을 매출액 대비 순이익 기준으로 일렬로 세웠을 때 가장 가운데 있는 기업의 매출액순이익률을 보여준다.

지난해 부동산업과 정보서비스업 기업의 절반 이상이 순이익률 0% 아래를 기록, 적자를 냈다는 뜻이 된다.

두 업종의 절반 이상 기업이 '마이너스' 매출액순이익률을 쓴 것은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3년 이래로 1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고물가를 잡기 위한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부동산, 내수 경기가 위축되고 경제 주체들의 투자 여력마저 급감한 결과로 풀이된다.

(매출액순이익률 중위수 기준, 한은 제공)

특히 부동산업은 역대 중위 매출액순이익률이 △2022년 1.9% △2021년 4.1% △2020년 4.7% △2019년 3.5% △2018년 3.6% △2017년 5.0% △2016년 5.2% △2015년 5.5% △2014년 4% △2013년 3.4% 등으로 2022년 외에는 매해 3~5%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부동산업 기업들의 부진이 유독 눈에 띄는 이유다.

작년 고금리에 따른 경기 침체 여파로 주택 매매가 줄어들면서 부동산 기업들은 사상 초유의 '절반 적자' 사태를 맞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 서비스업은 그간 매출액순이익률 중위수가 매년 0~1%대로 적자를 아슬아슬하게 면해 왔다.

정보서비스업 평균 매출액순이익률의 경우 지난해 7.47%로, 전체 업종 중에서도 양호한 축에 속했다. 전산업 평균 3.17%의 2배를 넘는다.

지난해 정보서비스업 기업들의 중위 매출액순이익률은 전년(0.5%) 대비 2.4%포인트(p) 급락했다. 같은 기간 부동산업이 겪었던 하락 폭(-1.9%p)보다 크다.

이는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 등 일부 정보 서비스업 대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중소기업의 경영이 일제히 얼어붙었던 상황으로 해석된다.

중소 정보 서비스 기업들의 업황이 악화한 배경으로는 경기 둔화에 따른 수주 가뭄과 매출 급감 등이 지목된다.

이 밖에 내수 연관 서비스 업종도 한파를 피하지 못했다.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 교육 서비스업도 지난해 중위수 통계가 각각 0.1%, 0.3%로 적자 선에 근접했다. 이들 업종의 경우 절반에 달하는 기업들이 지난해 순손실을 감내한 채로 올해 내수 경기 회복을 고대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연간 기업경영분석은 우리나라 비금융 영리법인 기업 전체 93만 5597곳(대기업 8947곳)을 대상으로 작성한 통계다. 부동산업 기업은 그중 10만 7179곳(대기업 1333곳), 정보서비스업은 7016곳,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은 9626곳(대기업 139곳), 교육 서비스업은 1만 3433곳(대기업 49곳)을 차지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