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제조업 의존 '주요국 2배'…서비스 전환 등 구조개혁 필요"

한은-대한상의 공동 세미나서 경제 개혁안 발표
"제조업 편중에 공급망 변화 취약…초격차는 유지"

(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제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주요국 2배에 달하는 한국이 앞으로는 제조업과 연계하기 용이한 서비스업을 위주로 경제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7일 대한상공회의소와 주최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AI 시대'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글로벌 공급망으로 본 우리 경제 구조변화와 정책 대응'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중 제조업 비중은 2020년 기준 2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14%의 2배에 달한다.

아울러 현재 글로벌 IT 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에서 우리나라는 8%를 차지해 중국, 미국 다음으로 비중이 크다. 경제 규모인 GDP로는 전 세계에서 2~3%를 차지하는데 반해, IT 산업에서는 상당한 우위를 점한 셈이다.

그러나 보고서를 작성한 정선영 한은 조사국 거시분석팀 차장은 "미래 공급망은 중간재 상품에 비해 중간재 서비스의 중요성이 커지고, 제조업의 서비스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2018년부터 중국 주도로 글로벌 가치 사슬(GVC)이 재편되면서 한국의 글로벌 우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차장은 "중국이 기술 변화를 통해 과거와 달리 우리나라에 중간재를 오히려 공급하는 역할이 강화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예컨대 자동차 산업에서 미국, 독일, 한국의 부가가치 비중은 10여년간 안정적으로 유지됐는데 앞으로는 전기차 전환과 함께 자동차 공급망 내 안정적 지위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지금 한국은 전기차 핵심 부품 중 하나인 배터리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지만 광물·소재 공급망에 취약하고, 소재의 경우는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태다.

이에 보고서는 △반도체 등의 초격차 기술 선점 차원에서 국제 연구개발(R&D) 협력체에 적극 참여하고 △배터리·전기차의 경우 수입선 다변화와 핵심 광물 비축을 강화해야 하며 △제조업과 서비스업, 내수와 수출의 경계가 흐려지는 상황에서 기술 융합을 저해하는 업종별 구분에 근거한 규제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차장은 "미·중 갈등으로 반도체 공급망이 분리되면서 양국 중심의 지역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이 첨단기술 측면에서는 미국과 협력하는 한편,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서비스업 수출 확대 방안과 관련해서는 "전기차를 팔고 거기에 운영체제(OS)를 탑재, 관련 모빌리티 프로그램을 얹어서 나가면 자동차를 팔며 서비스 수출을 같이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