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분기 연속 발묶인 전기요금…'202조 빚' 한전, 자구노력 한계

연료비 조정단가 ㎾h당 +5원으로 동결…누적부채 여전
年 이자만 4조원…자산 매각 지연에 한전 "요금인상 필요"

경기 수원시의 다세대주택에서 한 시민이 전기 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2024.9.23/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한국전력공사가 전기요금 구성요소인 연료비조정요금을 6개 분기 연속으로 동결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올 4분기(10~12월) 전기요금 동결 가능성이 커지면서 부채가 202조 원에 달하는 한전의 자구노력도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전력당국에 따르면 전날 한전은 4분기 적용할 연료비조정요금을 현재와 같은 ㎾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전기요금은 통상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중 연료비조정요금은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브렌트유 등 최근 3개월 평균 가격을 토대로 ㎾h당 ±5원 범위에서 결정된다.

한전은 2022년 3분기부터 국제 연료비 변동 여부와 관계없이 줄곧 최대치인 +5원을 반영해 왔다. 202조 원에 달하는 한전의 부채 등을 고려한 조치다.

지난해 한전의 적자는 40조 원이 넘으면서 누적 부채는 202조 원까지 불었다. 연간 이자 비용만 4조 원 수준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2조 2000억 원이 이자 비용으로 쓰였다.

지난해 3분기부터 영업 흑자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납부하기 빠듯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한전의 부채가 2028년 228조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 연료비의 폭등에도 전기를 사 오는 것보다 더 싸게 공급하는 역마진 구조를 유지한 탓에 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그간 한전은 한전법 개정을 통해 한시적으로 사채 발행 한도를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5배까지 늘려 전기를 공급해 왔다.

하지만 2027년에는 기존 한도인 2배로 다시 줄여야 한다. 이에 한전의 여의도 남서울본부, 공릉동 인재개발원 매각 등 25조 원 이상 규모의 재무개선 자구노력이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의도 남서울본부는 변전소 이전 문제로 인해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 또 공릉동 인재개발원 매각 절차도 연구용 원자로가 있어 거래 성사 여부가 미지수다.

특히 한전이 추진하고 있던 동서울변전소의 증설도 경기 하남시가 불허하면서 연간 3000억 원 상당의 인상요인이 발생한 점도 한전의 발목을 붙잡는다.

전력업계에서는 한전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최근 국제 연료비 하락 등으로 인해 한전의 역마진 구조는 해소됐지만, 누적 적자를 해소하는 데에는 역부족이라는 이유에서다.

한전 관계자는 "자구노력을 통해 최대한 부채를 줄여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며 "누적적자가 문제인 만큼 요금 인상 필요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