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 내는 돈 2배 늘려도 기금수익 없이는 재정안정 어려워"
보사연 "보험료율 18%로 인상해도 2075년 기금 소진"
보험료율 18%·수익률 1%p 상향시 재정안정…정부안 주목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연금개혁 정부안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국민연금의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모수개혁만으로는 재정 안정 달성이 어렵다는 국책연구원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2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공적연금의 개혁 효과 분석을 위한 동태적 미시 모의실험 모형 개발' 연구보고서를 보면, 모수개혁만으로는 기금소진을 막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보사연은 연금개혁 효과를 분석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모델인 'KIHASA SIM'을 만들어 연금개혁 시나리오별 영향을 분석했다. 모델은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자료의 2%(약 100만 명)를 표본으로 인구 및 가구 구성 보정, 소득 분포 추정, 국민연금 가입 및 수급 정보 보정 등을 반영해 만들었다.
또한 인구(출산 및 사망), 가구 구성(결혼 및 이혼), 교육 및 경제활동, 소득추정, 공적연금, 고용보험 등의 변수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금개혁의 시나리오별 영향을 제시했다.
보사연의 시뮬레이션 결과, 현행 보험료율(내는 돈) 9%·소득대체율(받는 돈) 40%를 유지할 경우 수지 적자 시점은 2039년, 기금소진 시점은 2054년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제5차 재정추계보다 각각 2년, 1년 짧았다.
소득대체율을 유지하고 보험료율을 18%로 두배 올릴 경우, 수지 적자 시점은 2055년, 기금소진 시점은 2075년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5차 재정추계의 같은 시나리오보다 각각 5년, 7년씩 짧은 것이다.
만일 보험료율을 18%로, 소득대체율을 45%·50%로 인상할 경우 기금 소진 시점은 각각 2073년·2071년으로 단축됐다.
보고서는 "보험료율을 18%로 인상하더라도 제5차 재정계산에서 설정한 재정 목표인 추계기간(2092년) 내 적립금 미소진을 달성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보험료율 인상은 연금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아닐 수 있다"고 했다.
또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을 동시에 인상하는 경우, 모든 정책조합이 보험료율 9% 유지하는 현행 제도에 비해 좋은 결과는 낼 것으로 전망됐다"며 "다만, 보험료율만 높이는 방안보다는 재정 안정성이 떨어지므로, 재정 목표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보사연의 시뮬레이션에서 유일하게 추계기간 내 기금이 소진되지 않는 시나리오는 보험료율을 18%로 올리고, 기금운용 수익률을 5%로 5차 재정계산의 4% 대비 1%p 상향하는 경우였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2067년부터 수지 적자가 발생하지만, 기금이 소진되지는 않았다.
보험료율을 18%로, 기금운용 수익률을 1%p 상향하더라도, 소득대체율을 45%·50%로 올릴 경우에는 각각 2089년·2084년에 기금이 소진됐다.
결국 모수개혁만으로는 재정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기금운용 수익률을 1%p 높이는 경우 재정 안정성이 크게 제고되지만, 여전히 재정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며 "보험료율 18% 인상-기금운용 수익률 1%p 상향 조합이 재정 목표를 달성하는 유일한 정책 조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추계 결과는 모수 개혁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정부의 연금개혁안도 재정 안정에 중점을 둬 모수개혁 외에 구조개혁을 수반할 전망이다. 정부안의 핵심은 국민연금 고갈시점 30년 연장으로 알려졌다.
연금수령 시점이 한참 남은 젊은 세대는 보험료를 덜 내고, 곧 연금을 받는 중장년 세대는 더 내는 '세대 간 보험료율 인상 차등 적용'과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자동안정화 장치 도입'도 담길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정부는 출산 여성과 군 복무자를 대상으로 연금 크레딧(혜택)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주 중 정부의 연금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min785@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