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원전 수주 직전 비밀특사 보낸 尹…친서에 담긴 내용은

尹대통령, NATO 정상회의 기간 산업장관에 '친서' 담아 급파
친서엔 원전 외 신산업 중심 협력 포괄한 '산업 패키지방안' 담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가 개최된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체코 정상회담에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7.1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팀코리아'가 24조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까지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를 자처한 윤석열 대통령의 영업비밀이 공개됐다.

윤 대통령은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직전 수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체코에 비밀특사로 보내 페트르 피알라 총리에게 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덕근 산업장관은 18일 정부세종종합청사에서 진행된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브리핑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안 장관은 "사실 대통령께서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기간 체코 대통령과 협의하는 와중에 저는 친서를 가지고 프라하에 가서 '산업협력 방안'을 협의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정상외교와 특사를 통한 외교가 투트랙 전략으로 진행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8~12일 나토 75주년 정상회의 기간 체코 대통령을 만나 체코 정부의 신규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앞두고 한국 원전 기술력의 우수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 안 장관은 윤 대통령이 들려 보낸 친서를 체코 총리에게 전했다. 친서엔 '산업협력 패키지방안'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안 장관은 '산업협력 패키지' 범위에 대해 "1~2개 우리 기업이 투자를 더 한다, 이런 정도의 수준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안 장관은 "제조업 기반의 개방형 경제인 체코는 지금 우리나라가 알고 있는 것처럼 중유럽 국가들에 대규모 투자를 받고 있다"며 "(체코 시장이) 우리도 잠재성이 큰 유럽시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교두보가 되는 만큼 같이 기술협력을 해서 제3시장으로 갈 수 있는 산업생태계를 같이 구축하는 안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협력범위 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또한 신규 원전 건설뿐 아니라 노후화된 체코의 제조업 사업을 한국이 지원해 반도체와 전기차 등 체코의 신산업 중심 전환에 기여하고, 한국 기업과의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협력 방안까지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전날 한수원은 체코 정부로부터 두코바니 지역에 1000㎿(메가와트)급 원전 2기를 짓는 신규 원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체코 정부 추산 총사업비로만 24조 원이 투입되는 '체코 역사상 최대 투자 프로젝트'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한수원은 체코 발주사와 연말까지 세부 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내년 3월쯤 최종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한수원은 2029년 건설에 착수해 2036년부터 상업 가동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