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금연서비스 참여 관문 역할 기대…접근성, 전문성 갖춰"

김정은 약사 "복약 상담 중 금연 의지 발굴 사례 많아"

19일 서울 중구 거리에 설치된 흡연부스에 '흡연부스 외부는 금연구역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2024.8.19/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약국과 약사가 흡연자들의 금연 동기를 이끌고 국가 금연지원서비스 참여를 도울 '관문'의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약국 현장에서 금연 상담 중인 김정은 약사(서울시약사회 학술위원)는 5일 오후 <뉴스1>과 남인순·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한 금연정책 강화 방안 모색 토론회' 주제발표자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김 약사는 '지역사회 공중보건 게이트 키퍼, 금연약국의 역할'을 주제로 "코로나19 유행을 기점으로 금연 치료를 도맡던 병의원은 줄고, 전문의약품 시장도 감소하는 추세였다"고 말했다.

김 약사는 "그동안 금연 시도자를 병원으로 보냈다면 이제 약국 일반의약품(금연 보조제)으로 한 번 해보는 게 어떨지 권하게 됐다"며 "복약 상담 과정 중 금연 의지를 발굴해 도전을 이끄는 사례도 굉장히 많다. 약사의 작은 한마디로 상담이 시작된다"고 했다.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한 금연정책 강화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정경혜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교수(앞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와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 남인순 의원, 윤태형 뉴스1 상무, 김현숙 대한금연학회 회장, 김미영 서울은평구보건소 건강관리과 과장, 김정은 금연약국 운영 약사, 김혜진 OTC연구모임 부회장, 정찬도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사무관,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센터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12.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김 약사는 "올바른 약물 사용을 위해 항상 관찰, 점검해 주는 일이 약사의 본업이다. 우리 약국에 30대 남성분이 금연 껌을 4mg만 사길래 '씹는 방법 아시죠?' 이 한 마디를 건네봤다"고 했다. "껌 씹는 데 따로 방법이 있느냐"는 답변을 듣고 우선 금연 보조제(니코틴 대체제) 사용법부터 설명했다. 김 약사는 "흡연량이 줄었는지, 효과는 있는지, 금단증상은 없는지 등을 8개월째 반복하니 금연 성공도 돕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올바른 약물 사용법만 알려줘도 성공에 가깝다. 이처럼 약사의 작은 관심과 짧은 말 한마디로도 잠재적 금연 시도를 이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공도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약사는 "흡연자가 전문가 도움을 받아 보조제로 금연을 시도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성공률이 5배 높다는 연구도 있다"며 "환자에게 가장 좋은 금연 방법을 간단하게 조언하는 'VBA'(Very brief advice) 요법이 국내에서 활성화될 필요 있다"고 진단했다.

김 약사는 "17개 지역금연지원센터, 261개 보건소 대비 약국은 전국 2만개 이상으로 접근성이 용이한 데다 약사의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올바른 복약지도와 꾸준한 금연 상담이 가능하다"며 "약국이 국가 금연지원서비스 관문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약사는 또 "약사가 약국 방문객의 금연을 적극적, 지속적으로 돕기 위해서는 정책적 도움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캐나다의 모든 주 정부는 약국의 금연 서비스를 국가 금연지원서비스의 일환으로 활용 중"이라고 소개했다.

약국을 방문해 금연 상담을 받은 흡연자를 약사가 '약료 관리 및 금연 시도자 관리 시스템'에 등록하면, 정부는 금연 시도자의 금연보조제 구입 비용을 보험급여로 지원하고 약사에게는 정해진 상담 수가를 지급하고 있다.

김 약사는 "금연 시도자들은 약국에서 약사 상담을 받고 1년 최대 12주치의 금연보조제를 캐나다 건강보험으로, 무상 제공받고 있다. 약국은 금연의 이점을 알리고 흡연의 위험을 경고하는 등 지역 사회 금연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