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3인 연합, 내달 한미약품 주총서 또 격돌…핵심 쟁점·전망

최대주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형제 측·모녀 측 5:5 동률
임종훈 "강한 리더십 발휘"…신동국 "이사들과 소통" 견제 예고

한미사이언스 주주들이 임시 주주총회장에서 개최를 기다리고 있다. 2024. 11. 28/뉴스1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부를 내지 못했던 오너가 형제 측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등 3인 연합이 다음달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 또 한차례 맞붙는다.

형제 측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와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해임을 강행할 전망이다. 3인 연합 측은 해당 사안은 중요한 업무 집행 사항이므로 이사회 결의가 필요하다며 맞서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12월 19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 1층에서 임시 주총을 개최한다.

1호 의안은 사내이사 박재현 해임의 건과 기타비상무이사 신동국 해임의 건이다. 2호 의안은 사내이사 박준석·장영길 선임의 건이다. 이번 임시 주총은 형제 측이 5:4로 한미사이언스를 장악하고 있을 때 한미약품 측에 요청해 성사됐다.

의안은 한미약품의 대주주인 한미사이언스를 통해 주주 제안으로 이뤄졌다. 지난 9월 말 기준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 41.41%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는 3인 연합 측이 장악하고 있다. 기존 송영숙 회장 경영 시절 임명된 사내이사 박재현, 박명희와 사외이사 윤도흠, 윤영각, 김태윤, 신동국 회장 등 전체 10명의 이사 중 6명이 송 회장 측근으로 구성돼 있다.

형제 측은 이번 임시 주총을 통해 박재현·신동국 이사를 해임하고 박준석·장영길을 선임해 한미약품그룹 핵심 사업회사 한미약품의 이사회를 확보할 방침을 세웠었다. 하지만 전날 개최된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 3인 연합 측 신동국 회장이 이사회에 진입하면서 형제 측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신동국 회장이 이사회 새 멤버로 입성하면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이사는 형제 측과 3인 연합 측 각각 5명으로 동률을 이루게 됐다.

이전처럼 5:4로 형제 측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었다면 한미약품 임시 주총 안건은 가결될 가능성이 높았다. 형제 측과 3인 연합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임시 주총 결과는 예측이 어렵게 됐다.

형제 측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는 원안을 강행시킬 전망이다. 이사 수가 동률인 만큼 이사회 의장인 임종훈 대표의 권한과 결정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임종훈 대표가 한미약품 임시 주총 안건을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표결을 거치지 않고 단독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임종훈 대표는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 직후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동수로 재편됐는데, 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회사 발전을 이끌겠다"면서 "한미약품 임시 주총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3인 연합 측은 이번 한미약품 임시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을 '중요한 업무 집행 사항'으로 구분돼 대표이사에게 위임하지 않고 이사회 결의로 결정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규정 제11조 4항 3호에 따르면 '기타 경영상 중요한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은 부의사항으로 공식적으로 다뤄져야 할 중요한 사안이다.

부의사항의 목적은 회사의 중요한 사안을 단독으로 결정하는 것을 방지하고 이사회나 관련 회의체에서 투명하게 논의하기 위한 것을 뜻한다.

신동국 회장은 "여러 이사와 소통의 폭을 넓혀서 한미사이언스가 그룹 지주회사로 제대로 된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형제 독주에 대한 견제를 예고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