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한미약품 특별 세무조사…오너 2세 자금 흐름도 추적

중부지방국세청 조사3국, 그룹 본사 방문 세무조사 돌입
북경한미와 임종윤 개인회사 부당 내부거래 의혹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대주주 3인 연합(왼쪽)과 한미약품 오너가 형제 측 임종윤 사장,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한미약품, 한양정밀 제공)/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국세청이 한미약품(128940)그룹 대주주를 상대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업계는 한미약품 종속회사인 북경한미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사내이사가 실질 소유한 코리그룹 간 부당거래 의혹을 조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측은 해당 건으로 진행되는 조사가 아니라고 일축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 중부지방국세청은 조사3국 요원들을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한미약품그룹 본사에 투입해 세무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특별 조사는 앞서 의혹이 제기됐던 북경한미의 홍콩 코리그룹과의 내부거래 등 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 과정을 겨냥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대주주의 세금 탈루나 세금 신고의 오류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를 통해 코리그룹과의 거래가 부당행위계산부인에 해당할지 여부를 들여다볼 전망이다. 부당행위계산부인은 법인의 행위 또는 소득금액계산이 특수관계자와 거래로 인해 법인 소득에 대한 조세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을 뜻한다.

앞서 한국경제는 한미약품그룹이 중국 시장에서 의약품 유통을 계열사가 아닌 '룬메이캉'이라는 현지기업이 담당해왔다고 보도했다.

룬메이캉은 홍콩 코리그룹 핵심 계열사로 전해진다. 룬메이캉은 코리그룹 계열 오브맘홍콩이 100% 소유하고 있다. 오브맘홍콩은 코리그룹 지주사인 코리홍콩이 지분율 33.6%를 보유하고 있고, 임종윤 이사(26.56%), 임주현 부회장(19.92%), 임종훈 대표(19.92%)가 지배하고 있다. 임종윤 이사가 코리홍콩 지분을 100% 보유한만큼 지배력이 60%에 달한다.

업계는 북경한미가 생산한 의약품의 중국 내 유통을 룬메이캉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미약품과 룬메이캉 거래 규모는 올 상반기에만 1000억원대에 이른다.

앞서 임종윤 사장 측은 관련 거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 사업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고 해명했다. 중국은 국내와 달리 의약품 제조와 유통 법인을 분리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임종윤 사장은 "입찰과 직접 수금 등 중국에서 의약품 유통 특성상 자격이 있는 회사만 의약품 유통이 가능했다. 운 좋게 자격을 따냈다"면서 "당시 한미사이언스를 통해 투자해서 회사를 만들자고 세 번이나 물어봤지만 답이 없어서 창업했다"고 말했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측은 해당 건으로 세무조사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임종훈 대표 측 관계자는 "이번 세무조사는 언론에 알려진 내용으로 진행되는 조사가 아니다"면서 "성실히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 등 대주주 3인 연합이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는 한미약품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업계는 이번 조사 등이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여파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은 임종윤 사장·임종훈 대표 등 형제 측과 3인 연합이 경영권과 관련한 분쟁을 벌이고 있다.

앞서 형제 측 손을 들었던 신동국 회장이 모녀 측으로 돌아서면서 대주주 3인 연합이 지분 싸움에서 우세한 상황이다. 3인 연합은 주주제안을 통해 법원에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장악해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현재 임종훈 대표가 이끌고 있는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7일 10시 한미사이언스 본사 2층 회의실에서 임시주총 일정과 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임시 주총 개최와 관련한 심문기일은 내달 2일이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