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젠,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ABP 234' 국내 3상 승인

초기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키트루다' 비교
임상시험, '아이콘클리니컬리서치'가 국내 병원 7곳서 진행

면역관문 억제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MSD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암젠이 면역관문 억제제(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속도를 낸다. 비소세포폐암 적응증을 타깃으로 글로벌 임상 3상시험을 진행할 방침이다.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임상시험위탁기관(CRO) 아이콘 클리니컬 리서치 코리아는 최근 암젠의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ABP 234의 국내 임상 3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해당 임상은 글로벌 임상 3상에 포함되는 연구다.

이번에 승인을 받은 임상은 초기 비편평 비소세포폐암을 앓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수술, 화학요법 후 보조요법으로 ABP 234와 키트루다를 비교하는 연구다. 무작위배정, 이중맹검 방식으로 서울보라매병원, 강북삼성병원,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경희대병원, 전북대병원, 부산대병원 등 6곳에서 이뤄진다.

ABP 234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키트루다는 미국의 다국적 제약사 MSD(미국 머크)가 판매하는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다.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두경부암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

키트루다는 지난 10여년 간 코로나19 백신을 제외하고 단일 의약품 기준 매출액 1위를 기록하던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의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를 제치고 지난해 매출 1위 자리에 오른 바이오의약품이다. 지난해 키트루다 글로벌 매출은 약 32조 5000억 원이다.

키트루다는 면역관문 억제제다. 체내에서 면역을 담당하는 T세포의 표면에 있는 PD-1 단백질을 억제한다. 이를 통해 암세포가 발현하는 PD-L1 수용체와의 결합을 막아 자가면역반응으로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기전이다.

키트루다는 암세포가 면역세포를 속이는 것을 방해하는 약물로 볼 수 있다.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알아보고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 특성에 따라 특정 암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암종에서 효능을 나타낸다.

키트루다는 전 세계적으로 1000건이 넘는 병용 치료 임상을 통해 수십 개의 암종에서 적응증을 획득했다. 국내에서도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두경부암 등 20개 이상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아이콘 클리니컬 리서치 코리아는 지난 4월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ABP 234와 키트루다를 비교하는 임상 1·3상을 국내에서 승인받았다. 해당 임상은 서울성모병원 등 국내 의료기관 10곳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바이오시밀러 임상은 대개 세 단계 임상시험 중 용법과 용량 등을 결정하는 2상을 제외하고 1상과 3상만 수행한다. 1상 종료 후 3상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임상시험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허가기관과 긴밀한 논의를 통해 1상과 3상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1‧3상 동시 진행을 위해서는 환자의 안전과 권익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다방면의 검토를 받아야 한다. 환자 안전과 권익을 침해하지 않는지 등을 과학적‧학술적으로 입증해야 임상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암젠은 키트루다 특허만료에 맞춰 2027년을 목표로 ABP 234 개발을 완료할 방침이다. 국내 키트루다 물질특허는 2028년 6월 만료될 전망이다. 같은 해부터 주요 국가에서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