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싶을 때 마음껏 먹개"…강아지 '자율급식' 해도 괜찮을까

[사료백과]전문가 "건강 위험, 위생 문제 우려"
자동급식기, 일정량 정해주는 절충 방안 제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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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영양학 전문가들은 반려견에게 자율급식으로 사료를 주는 방법에 대해 우려하는 의견을 전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자율급식은 편리하지만, 건강을 위해 권장하지 않습니다."

반려견에게 적용할 수 있는 주요 급식 방법으로는 자율급식과 제한급식이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어떤 급식 방법이 나은지 묻는 질문부터, 제한급식에서 자율급식으로 혹은 그 반대로 방법을 바꾸려고 고민하는 보호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어떤 방법이 나은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이에 대해 수의영양학 전문가들의 조언은 자율급식을 우려하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5일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 왕태미 수의사에 따르면 자율급식은 건사료를 식기에 부어놓고 동물이 먹고 싶을 때마다 자유롭게 먹을 수 있도록 두는 급식 방법이다.

반면 제한급식은 사료를 주는 시간과 공급량을 조절해 주는 방식을 말한다. 하루에 필요한 사료량을 계산해 아침과 저녁으로 끼니를 나눠 주는 식이다. 사료에 대한 기호성을 높이고 규칙적인 생활과 배변 활동, 식욕부진이나 과식 등 건강 상태 체크를 위해 권장되는 방법이다.

자율급식을 하는 보호자들은 편리함과 강아지의 식탐이 줄어든다는 것을 큰 장점으로 꼽는다. 입이 짧은 강아지의 경우 언제든 조금씩 자주 먹을 수 있도록 자율급식을 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개와 고양이를 위한 반려동물 영양학을 쓴 왕태미 수의사는 "자율급식을 하는 경우 식탐이 있는 강아지라면 비만 등 건강이 악화할 위험이 훨씬 커진다"며 "잘 먹지 않는 강아지는 입맛이 까다로워져 편식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이어 그는 "항상 있는 음식이 반려견에게 소중하지 않게 된다"라며 "때문에 반려견에게 필요한 교육 시 음식이 보상 역할을 못 해 어려움이 생기는 등 여러 단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설령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 대표는 자율 급식 시 사료의 산패 문제와 미생물 번식 문제 등을 지적했다.

정설령 대표는 "오메가 지방산이 풍부한 음식은 공기 중에 둘 경우 지방산이 산패하는 문제가 있다"며 "건식 사료라도 반려견이 물을 마시다 사료에 튀거나 묻는 등 미생물 증식이 용이한 환경을 만들어서 변패가 빨리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율급식을 하면 음식 먹는 횟수와 양이 늘어 음수량을 촉진해 하부 요로기계 질환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그 외에 영양학적 이점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설령 대표는 완전한 자율급식보다 일정량을 제한해서 주는 절충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부득이 자율급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사료를 쌓아놓고 주기보다 하루에 먹을 양을 정해서 주고, 주기적으로 공복 시 체중을 측정해 배식량을 조절하길 바란다"며 "물그릇과 사료의 위치를 떨어트리고, 사료는 최대한 자주 교체해 신선하게 공급해야 한다"고 권했다.

왕태미 수의사는 정해진 시간에 사료를 줄 수 없다면 자동급식기 사용을 추천했다. 반려견이 먹는 양을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사진 프리픽) ⓒ 뉴스1

왕태미 수의사는 "일정이 불규칙해 정해진 시간에 집에 있을 수 없는 보호자의 사정으로 자율급식을 고려한다면, 시중에 나온 자동 급식기 사용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자동 급식기는 보호자가 설정한 타이머에 따라 특정 양의 사료를 공급할 수 있다. 반려견이 먹는 양을 체크해 얼마나 먹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또한 이 방법은 급식 과정에서 보호자를 배제해 과도한 음식 요구 행동을 하는 반려동물에게도 도움이 된다.

그는 "소화력이 떨어지는 강아지와 노령견을 제외하고는 하루 2번 정해진 시간에 같은 양의 음식을 주고, 빨리 먹지 않으면 바로 치우는 편이 좋다"며 "그래야 반려견이 음식을 소중하게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보호자는 식사량을 확인하면서 반려견의 건강 상태를 진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피펫]

badook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