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시경 AI 선보인 웨이센, 정신질환 디지털치료제 만든다
엔지니어 출신 김경남 대표이사 "올해 매출 10배 늘어날 것"
AI 내시경, FDA 인증도 준비…강점은 10년 넘은 동료 기술진
- 음상준 보건의료전문기자
(서울=뉴스1) 음상준 보건의료전문기자 = 인공지능 메디테크(AI MEDTECH) 전문기업 웨이센(Wayces)이 디지털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AI 기술을 적용해 진단에서 치료로 사업 영역을 대폭 확장하는 것이다.
김경남 웨이센 대표이사는 최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정신질환 분야에서 디지털치료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치료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환자 입장에선 큰 결심인데, 디지털치료제가 이런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디지털치료제를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집에서도 관리가 이뤄질 수 있다"며 "현재 미국에서는 디지털치료제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우리나라도 전략적인 투자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3세대 미래 치료제로 불리는 '디지털치료제(Digital Therapeutics, DTx)'는 의약품처럼 질병 예방과 관리,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SW) 서비스를 말한다.
AI 기술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디지털치료제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정신질환 치료에서 디지털치료제 제품이 속속 개발되거나 출시돼 처방되고 있다. 정부도 디지털치료제 개발을 권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웨이센은 이미 AI 내시경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디지털치료제 개발에도 관심이 많다"며 "정신질환 분야에서 신제품을 출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디지털치료제는 아직 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이 등장하지 않았다. 정보통신(IT) 기술이 뛰어난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이유다. 기존 신약과 의료기기 시장에서 고전하는 국내 기업들은 디지털치료제 영역에서 역전을 꾀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전 세계 디지털치료제 시장 규모가 2021년 약 5조원에서 2030년에는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26.7%에 달한다.
김 대표는 "올해는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원년"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웨이센은 초기 기업이다 보니 매출보다는 투자금이 더 드는 구조다. 지난해 수억원이던 연간 매출액이 올해 10배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매출을 일으키는 핵심 제품은 위와 대장 내시경 검사를 분석해 병변을 찾도록 돕는 AI 소프트웨어인 '웨이메드 엔도(WAYMED endo)'이다.
웨이메드 엔도는 정지된 이미지를 분석하는 다른 AI와 달리 실시간으로 영상을 분석해 의사의 진단을 돕는다. 위와 대장 내시경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AI도 웨이메드 엔도가 유일하다. 회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연합(EU)의 CE 인증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1월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받고 30여개 건강검진센터 등에 설치돼 쓰이고 있다"며 "웨이메드 엔도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3에서 혁신상을 수상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중동 시장에서도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웨이센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목소리를 녹음 한 뒤 호흡기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의료기기인 '웨이메드 코프(WAYMED Cough)'도 출시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대표 이력도 눈길을 끈다. 그는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이다. 통상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는 고집스러운 기술 개발이 큰 장점이지만, 회사를 운영하면서 융통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사실이다.
김 대표는 "나는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글로벌 영업 등 비즈니스 경험이 많다"며 "유연한 사고로 회사를 운영하겠다는 철칙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 최대 강점으로 "10년 넘게 손발을 맞춰온 우수한 기술진을 보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포스텍(포항공대) 대학원에서 컴퓨터 비전을 공부했다. 이후 삼성전자와 텔슨, 인프라웨어 등에서 일했다. 김 대표는 셀바스AI 최고경영자(CEO)도 역임했다. 이후 2019년 웨이센을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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