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의대증원 1509명' 대입전형 확정 발표…의협 "분노 확실히 보여줄 것"
각 대학 모집요강 공표만 남아…정부 "원점 재검토 공허"
의협, 전국 곳곳서 '한국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의대 증원을 놓고 정부와 의료계가 100일이 넘도록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30일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이 확정·발표된다.
이에 의료계는 이날 전국 곳곳에서 '대한민국정부 한국의료 사망선고'를 주제로 촛불집회를 열고 "단결된 모습으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겠다"며 여전히 정책 철회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정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심의와 승인을 거친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30일 발표한다. 시행계획엔 수시와 정시, 지역인재전형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입시 내용이 담긴다.
시행계획 발표 후 다음날인 31일 각 대학이 구체적인 모집 요강을 입학 홈페이지에 공표하면 의대 증원 절차는 모두 마무리된다.
하지만 이미 정부는 지난 24일 대교협이 대입전형위원회에서 각 대학의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사항을 심의한 날부터 사실상 의대 증원 절차는 마무리됐다고 보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전날 오전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지난 금요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최종 승인한 데 이어 이번주 금요일 각 대학들이 수험생과 학부모님들께 모집요강을 안내해 드리기로 했다"며 "이로써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절차가 모두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계를 향해 "원점 재검토나 전면 백지화라는 말은 이제 공허하다"고 일침을 날렸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도 같은 날 열린 중대본 브리핑에서 "내년에는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지역의 의과대학에서 올해보다 1509명 늘어난 4567명의 신입생이 입학할 수 있게 된다"며 "27년 만에 이루어 낸 의대 증원은 당면한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고 초고령 사회에 대응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을 혁신하는 의료개혁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27년 만의 의대 증원"을 자축하는 동안에도 의료계는 여전히 "정책을 철회해 달라"는 요구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의학회와 26개 전문과목학회는 중대본 브리핑 이후 보도자료를 내고 "세계적 수준의 대한민국 의료가 무리한 정책 추진으로 추락하게 됐다"며 정부에 "지금이라도 전공의, 학생들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말고 일방적 정책 추진을 철회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30일 저녁 전국 곳곳에서 촛불 집회를 열고 막판까지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이미 29일 자신의 SNS에 "대한민국 의료가 백척간두에 서 있다"며 "14만 회원들과 전공의, 의대생, 학부모, 정부 정책에 참담함을 느낀 국민들이라면 한 명도 빠짐없이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하나 된 마음, 단결된 모습만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을 수 있다"며 "우리들의 분노가 어떠한 것인지 정부에 확실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두 번의 기회는 없다"고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임 회장은 또 "집회 자리에서 뭘 선언할 줄 알고 미리 실망들 하나"라며 "다들 정신 차리고 일사불란하게 따라와라. 내가 가장 선두에 서겠다"는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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