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 주고 행복 받는 '화살표 청년'과의 일일데이트①

(서울=News1) 방혜정 인턴기자 = 14일 눈TV는 서울시 은평구 수색역에서 한 청년을 만났다.

"아직도 화살표 스티커가 붙여지지 않은 곳이 더 많아요."

'화살표 청년' 이민호씨(24)의 첫마디였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그는 어김없이 빨간색 화살표 스티커를 들고 나왔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자전거를 타고 서울시내 버스 노선도에 버스 진행 방향을 표시하는 빨간색 화살표 스티커를 붙여왔다. 인터넷에 올린 사진이 이슈가 되면서 지난 3월말 '화살표 청년'으로 알려졌다. 그가 붙인 화살표 덕분에 시민들은 더 이상 버스 방향을 헤맬 필요가 없게 됐다.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 편의와 안전을 위해 봉사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3일 서울시장 표창을 받기도 한 '화살표 청년' 이민호씨에게 먼저 수상 소감을 물었다.

쑥스러운 표정으로 "그냥 스티커 붙인 것뿐인데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한 그는 화살표 스티커를 들고 나서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제가 길치여서 역방향으로 버스를 탔던 적이 있어요. 120 다산 콜센터에 전화해서 건의하기도 했는데 잘 고쳐지지 않아 답답하기도 했고 빨리 개선되었으면 마음에 제가 직접 나섰습니다"

자전거 타기가 취미인 그는 서울지하철 6호선 디지털 미디어시티역 주변 버스 정류장부터 화살표 스티커 붙이기를 시작했다. 현재 서울시내 정류장 700여곳에 이씨의 화살표 스티커가 남아있다.

"보물찾기 하듯 자전거 타고 가면서 정류장 보이면 붙인다"고 말한 그는 화살표 스티커 한 개를 붙이기 위해 스마트폰 지도 어플이나 인터넷 지도로 꼼꼼히 방향을 체크한다. 제일 많이 걸렸던 작업시간은 12시간이라고.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었던 일인데 저로 인해 이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와 기쁘다"는 그는 처음 이 프로젝트를 재미로 시작했다.

하지만 점차 버스 노선도 훼손, 버스방향 표시, 외국어 노선도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발견했다. 이씨는 이러한 문제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문제 개선을 건의해 노력하겠다는 답을 받았다.

이씨는 30회 이상 꾸준히 헌혈을 해온 공로로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포장증을 받은 '헌혈청년'이기도 하다. 또 화살표 청년으로 이슈가 돼 K사 자동차 광고에 출연하여 받은 출연료를 사회단체에 전액 기부하는 등 일상생활 속에서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그는 "주면 받는 게 더 많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헌혈을 하든 사회에 기부를 하든 받는 기쁨이 더 크다"며 한 사람이 시작한 작은 일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방송과 언론에 많이 나가면서 알아보는 시민들이 많아져 간식을 챙겨주거나 칭찬,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 졌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은 이씨는 "아직까지는 많은 문제점들이 처리되지 않았다. 앞으로 모든 문제들이 해결 될 때까지 계속 스티커를 붙여 나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오늘도 서울 시내 한 버스 정류장에서 빨간색 화살표 스티커를 열심히 붙이고 있을 화살표 청년 이민호씨. 혹시 버스 정류장에서 그를 마주친다면 '고맙습니다'는 인사를 건네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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