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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쉽지 않은 '마의 6골' 고지 케인, 기회 한 번 남았다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2018-07-13 06:00 송고 | 2018-07-13 11:44 최종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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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과 4강 내리 침묵... 3-4위전서 명예회복 나서

해리 케인은 마지막 3-4위전에서 득점에 성공해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 그래야 '마의 6골' 고지도 넘을 수 있다. © AFP=News1

스포츠 영역에서 '징크스'나 '마의 고지' 등으로 표현되는 일들은 사실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거나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일들이 적잖다. 그렇다고 마냥 치부해 버릴 일들도 아니다. 언뜻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으나 그 '꼬리표'를 떼지 못하거나 '걸림돌'을 넘지 못하는 일이 제법 많다.

FIFA 월드컵 득점왕을 규정하는 '마의 6골 고지'도 그런 케이스다. 한 대회에서 6골을 넣는다는 것도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조별예선 3경기를 시작으로 16강과 8강, 4강까지 올라야 총 6경기를 치를 수 있다. 단 4개 팀만이 결승전 혹은 3-4위전 등 7경기를 뛸 수 있다. 결국 6골은 경기 당 1골에 가까운 수치다.

우습게 볼 기록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나 오래도록 세계적인 골잡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그 벽이 허물어지는가 싶었는데, 다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오래도록 월드컵에서의 6골은 한계로 간주됐다.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서독의 득점기계 게르트 뮐러가 10골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고 1974년 서독 월드컵 때 폴란드의 라토가 7골로 깜짝 최다득점자에 오른 뒤 이후 계속해서 월드컵 득점왕은 '마의 6골' 근처에 머물렀다.

1978년 아르헨티나의 마리오 캠페스를 시작으로 1982년 스페인 월드컵의 파올로 로시(이탈리아), 1986 멕시코 대회의 게리 리네커(잉글랜드), 1994 미국 월드컵의 올레그 살렌코(러시아)와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불가리아) 그리고 1998 프랑스 월드컵의 다보르 수케르(크로아티아)까지 모든 득점왕의 기록이 6골이었다.

이를 넘어선 것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브라질의 우승을 견인한 황제 호나우두로, 그는 총 8골을 터뜨리며 남다른 감각을 자랑했다. 하지만 다시 골잡이들은 침묵했다.

2006년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2010년 토마스 뮐러(이상 독일)는 5골만 넣고도 최다득점자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2014 브라질 월드컵 때는 혜성처럼 등장한 콜롬비아의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6골로 골든부트를 신었다.

6골 이상만 기록한다면 득점왕에 오를 수 있는 일종의 마지노선이 됐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그 레벨에 도달한 이가 있다. 바로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간판 킬러 해리 케인이다.

케인은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5골을 넣었고 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 1골을 추가해 단 3경기에서 6골을 넣었다. 일찌감치 6골을 넣으면서 2002년 호나우두와 견줄 수 있는 페이스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적잖았다. 그런데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케인의 득점력은 정작 중요한 순간부터 주춤하기 시작했다. 스웨덴과의 8강전에서 집중견제를 받은 케인은 이번 대회 자신이 출전한 경기에서 처음으로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케인은 조별리그 3차전 때 체력 안배를 위해 필드를 밟지 않았다.

물론 그 어떤 골잡이라도 매 경기 골을 뽑아낼 수는 없다. 1경기 침묵은 큰 문제가 될 수 없다. 그러나 한 번 멈춘 케인의 득점포는 쉽게 재가동 되지 않았다.

케인은 12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준결승에서도 또 다시 골을 넣지 못했고 결국 잉글랜드는 1-2 역전패를 당했다. 잉글랜드는 전반 5분 만에 키에런 트리피어의 프리킥 득점으로 리드를 잡았지만 이후 추가득점에 실패, 귀중한 경기를 내줬다. 좋은 찬스를 살리지 못한 케인의 침묵이 퍽이나 아쉬웠다.

1966년 이후 다시 우승에 도전했던 축구종가의 꿈은 물거품 됐다. 이제 잉글랜드는 결승전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11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벨기에와의 3-4위전에서 유종의 미를 노려야한다. 케인 입장에서도 마지막 기회다.

최종전에서 골을 넣는다면 명예회복은 물론 최소 7골을 기록하게 돼 '마의 6골 고지'를 넘을 수 있다. 하지만 끝까지 침묵한다면, 득점왕에 오르고도 고개를 숙이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