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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사드 전격 배치'…北, 도발 구실 삼을까?

국제사회 대북 압박에 도발 자제해 온 北

전문가 "한중 관계 틀어지면 北에 오히려 유리"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17.04.26 11:44:48 송고
한미당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 배치를 시작한 26일 오전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으로 향하는 사드 관련 장비를 향해 화난 주민들이 의자를 던지고 있다. 2017.4.26/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주한미군이 26일 새벽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를 전격 배치한 것과 관련, 북한이 사드 배치를 구실로 다시 도발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북한은 미국, 중국 등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 압박에 도발을 자제해왔다. 버튼만 누르면 될 정도의 핵실험 준비를 끝내놓고도 김일성 주석 생일 105주년(태양절)과 인민군 창건일 85주년(25일) 등 도발이 높게 점쳐졌던 기념일을 도발 없이 넘겼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반도에 팽배했던 4월 위기설도 어느 정도 가라앉으면서 한국 차기 정부 출범과 맞물려 대화 모드로 전환할 여지가 커졌다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미 양국이 북한을 겨냥한 사드를 전격 배치한 것은 북한을 자극하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간 북한은 한미 양국의 사드 배치 결정에 노골적으로 비난과 위협을 가해왔다.

지난해 7월8일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하자 "세계 제패를 위한 미국의 침략수단인 사드 체계가 남조선에 틀고 앉을 위치와 장소가 확정되는 그 시각부터 우리의 물리적 대응조치가 실행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실제 사드 배치 결정 하루 만인 지난해 7월9일 오전 함경남도 신포 동남방 해상에서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1발을, 열흘 뒤 남한 전역을 타격권으로 하는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을 각각 1발과 2발을 발사하며 무력도발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사드 배치를 보는 북한의 속내는 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미국의 기대에 발맞춰 '원유 공급 축소'와 '북핵시설 타격 용인'까지 언급하며 전례 없는 수준으로 대북 압박에 나선 상황에서 사드 배치는 미중, 한중 관계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사드 배치는 한중 관계를 느슨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라며 "북한 입장에서 봤을 때 나쁜 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북한 핵실험 저지에 적극적으로 나선 중국에는 불쾌한 일이지만 사드 배치로 한중 관계가 경색되면 북한에는 오히려 제재 국면을 모면할 기회라는 설명이다. 중국이 대북 압박 제재에서 한발 물러날 가능성도 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북한은 사드 배치로 한국이 미국에 종속될 것이라고 비난해왔지만 속으로는 사드가 군사적으로 자신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말로만 위협할 것"이라며 "오히려 한중 관계가 틀어지고 북중 관계가 좋아지면 부수적으로 얻는 것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