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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상일 감독 "라운드당 2승하면 소원이 없겠어요"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2018-11-08 06:00 송고 | 2018-11-08 10:12 최종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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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OK저축은행 사령탑, 22연패 사슬 끊고 새출발

정상일 OK저축은행 읏샷 여자프로농구단(구 KDB생명) 감독이 2일 서울 목동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2018.11.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라운드당 2승하면 소원이 없겠어요"

정상일 여자 프로농구 수원 OK저축은행 감독의 눈빛은 간절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까지 구리 KDB생명이라는 이름으로 리그에 참가했다. 2017-18 정규경기에서 4승31패로 최하위에 머물렀고 리그 막판에는 22연패에 빠지며 부진의 늪에서 허덕였다.

게다가 올해 3월 모기업인 KDB생명이 구단 운영에서 손을 떼 해체 위기까지 몰렸지만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위탁 운영을 하고 OK저축은행이 네이밍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겨우 팀을 유지하게 됐다.

이러한 OK저축은행에 '라운드당 2승'이라는 목표는 현실적으로 이루기 어려워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 감독의 소원은 조금씩 현실이 돼가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지난 5일 서수원 칠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프로농구 개막전에서 부천 KEB하나은행을 89-85로 제압하고 라운드 첫 승을 거뒀다. 22연패 사슬을 끊고 새 출발을 알리는 의미있는 승리였다.

◇ 힘들었던 비시즌 기간…"어린 선수 육성에 힘썼다"

지난 2일 서울 목동 양정중학교에서 고등학교 팀과 연습경기를 치르러 온 정상일 감독을 만났다.

정 감독은 정규리그 개막까지 불과 5개월 남은 지난 5월 OK저축은행의 사령탑을 맡았다. 비시즌 기간 수원보훈재활체육센터에서 선수들과 함께 둥지를 틀고 훈련에 매진했다.

정 감독은 "팀 전력을 강화하기엔 5개월은 너무 짧은 시간이다. (훈련을) 콩 구워먹듯이 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들도 많았고 베테랑과 신인 선수들의 화합을 이끌어내기엔 시간이 부족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짧은 훈련 기간만큼 선수단을 괴롭힌 것은 열악한 훈련 환경이었다. 선수들이 숙박과 훈련을 해결하고 있는 수원보훈재활체육센터는 문을 닫는 야간과 주말엔 훈련이 불가능하다. 농구장도 KDB생명이 독점으로 쓰는 게 아니다.

정 감독은 "여건이 좋지 않아도 당장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현 상황에서 최대한 할 수 있는 것들을 했다. 짧은 시간 열심히 하는 것밖엔 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정 감독이 집중했던 부문은 어린 선수 육성이다. 구슬, 진안, 노현지, 안혜지, 정유진 등 유망주들의 수비력과 공격력 강화에 힘썼다.

그는 "현재 팀의 중심인 한채진과 조은주는 30대 중반이고 그 선수들 밑으로 7~8명이 있다. 세대 교체가 이뤄져야 할 때고 고참들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안혜진, 노현지, 김소담, 구슬, 진안, 정유진 등 6명을 실전에서 적극 활용하고 한채진, 조은주, 정산화, 외국인 선수 단타스는 시간 배분을 통해 효율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방침이다.

정상일 OK저축은행 읏샷 여자프로농구단(구 KDB생명) 감독이 2일 서울 목동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2018.11.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 "라운드당 2승이 목표…패배 의식 깨는 것이 우선"

정 감독의 이번 시즌 목표는 라운드당 2승이다.

그는 "라운드당 2승을 하면 시즌 14승을 하게 되는데 그러면 중위권과 하위권에 혼전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다른 팀의 승수를 빼앗을 수 있게 돼 리그가 더 재미있어진다"고 설명했다.

여자 프로농구 정규시즌은 총 7라운드까지 이어진다. 각 팀은 1라운드당 5경기, 총 35경기를 치러야 하고 정규경기 상위 3개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정 감독은 "경험상 1~2라운드까지 성적이 끝까지 가는 경우가 많더라. 보통 1~2라운드에선 선수들끼리 손발을 맞추느라 어리바리하다. 이 때 승수를 최대한 많이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정 감독이 선수들에게 승리만큼 강조하는 것은 '패배의식 없애기'다. OK저축은행의 전신인 KDB생명이 지난 시즌 22연패에 빠지며 선수들이 무기력함을 절감했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그는 "리그는 장기전인만큼 진짜 강팀이 아닌 이상 연패는 올 수밖에 없다. 선수들에게 '연패는 최대한 줄이자', '지더라도 무기력하게 지진 말자'며 사기를 북돋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OK저축은행이 네이밍 스폰서로 나서면서 팀의 사기가 오르진 않았을까. 정 감독은 "팀 분위기가 살아난 건 맞지만 승리에 대한 부담감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네이밍 스폰 기한은 내년 3월까지다. 우리가 잘해야 다른 스폰서가 나타날 수 있다. 나를 비롯해 선수 모두 책임감을 느끼고 리그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0-11시즌 준우승 이후 줄곧 하위권에 머문 팀에 대해 정 감독은 잦은 감독 교체가 부진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소한 2~3년은 돼야 감독의 요구를 선수들이 이해할 수 있다"면서 "그동안 선수들 스스로도 절실함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거는 과거일 뿐 이제 앞으로 나아갈 일만 남았다. 정 감독은 "승리만큼 과정도 중요하다. 최선을 다해 노력해도 안되면 어쩔 수 없지만 중간에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자신을 '초보감독'이라고 칭한 정 감독은 "리그에서 실수하거나 부족한 점이 분명 있을 테지만 좋은 성적에 대한 욕심도 크다"며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는 각오로 열심히 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hahaha82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