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미국의 대북 군사 작전 전개가 쉽지 않은 이유

[최종일의 세상곰파기]

미국의 대북 군사 옵션과 '포터리반 규칙'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7.08.03 13:34:23 송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흑인 최초로 미국 합동참모본부의장(합참의장)과 국무장관을 역임한 콜린 파월은 2002년 여름 당시 백악관이 검토하고 있던 이라크 군사 작전과 관련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이런 조언을 했다고 전해진다.

"당신은 2500만 (이라크) 국민의 자랑스러운 주인(owner)이 될 것입니다. 당신은 그들의 모든 희망과 열망, 문제를 갖게 될 것입니다. 당신은 그 모두를 갖게 될 것입니다." 긍정적 측면뿐 아니라 부정적 결과 모두를 떠안게 된다는 지적이었다.

뉴욕타임스(NYT)의 칼럼니스트이며 퓰리처상 수상자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2013년 2월, 파월 전 장관의 발언을 언급하며 도자기(Pottery)와 헛간(Barn)을 더한 '포터리반 규칙'이란 신조어를 칼럼에서 처음 썼다.

'포터리반' 규칙은 진열된 제품에 손해를 입히면 고객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유통업계의 정책을 뜻한다. 누군가 본의 아니게 문제를 일으켰으면 당사자가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으로, 비유적으로 정치나 군사 분야로 확대 적용된 것이다.

파월 전 장관은 2015년 한 포럼에서 '포터리반 규칙'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언급하며 "나는 그가 결국에 쫓겨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월 전 장관은 "우리는 리비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안다고 생각했다. 이집트에서도 어떤 일이 진행될지 안다고 생각했다. 이라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의 예상은 틀렸다"고 기존 정권 붕괴 뒤 일어났던 극심한 혼란상을 상기시켰다.

 2015년 9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 안보포럼에 참석한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 AFP=뉴스1

이 규칙은 무모한 도발을 지속하고 있는 북한에도 적용된다. CNN은 1일 '미국의 대북 군사 옵션은 대가를 요구한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전문가들은 대북 군사 옵션에 관해 여러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포터리반' 규칙을 적용했다.

CNN은 "대북 군사 작전은 막대한 비용과 책임을 미국에 안길 것이다. 또 안보에서 아시아와 중국을 흔들어놓고,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전면전의 경우, 미국이 승리하겠지만 주로 한국에서 수십만 명이 희생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물론, 북한의 위협은 차원이 다르다는 미 정계 내 강경파들의 목소리도 있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여겨지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면서, 시간을 더 끌면 최악의 상황이 오기 때문에 군사 옵션 사용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철저하게 실리를 따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주목해봐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원칙인 고립주의, 비개입주의는 '포터리반' 규칙과 일견 통하는 측면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익이 자명하지 않는 이상, 군사적 개입 자체를 자제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유세 때 "우리는 알지도 못하는 외국 정권의 교체를 위해 경쟁을 벌이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신에 "테러 척결과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소탕에 맞춰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미국 국방부가 최근 시리아 내 IS 격퇴를 위해 손을 잡은 반군에 대해, 정부군과의 전투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지원을 중단한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이는 "미국을 지키는 것은 충분하지 않고, 가능할 때마다 미군은 악당들을 응징하기 위해 열린 미션으로 배치된다는, 미국이 지난 25년간 갖고 있던 생각"을 포기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워싱턴타임스(WT)는 진단했다.
기사 광고영역

많이 본 기사

지구 온난화로 인한 더위 때문에 인간수명 짧아진다
온도가 화씨로 1도 정도만 높아져도 열파로 인한 사망률이…

전국 핫뉴스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