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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 아닌 살만한 나라' 만들어주기를"

[문재인 대통령에 바란다]시민들

"적폐청산·청년일자리 해결 시급"

(서울=뉴스1) 사건팀 | 2017.05.10 06:00:00 송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홍은중학교 1층 두레박실에 마련된 홍은 제2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후 시민의 옷에 사인을 해주고 있다. 2017.5.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후보의 19대 대통령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자 시민들은 새 대통령을 향해 희망이 가득찬 사회를 만들어 줄 것을 주문했다. '헬 조선이 아닌 살만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 놀 수 있게 해달라'는 등 저마다의 바람을 이어갔다.  

시민들은 우선 이번 대선이 최순실의 국정농단사태에 이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결정으로 치러진 만큼 적폐청산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이영한씨(32)는 "새 대통령은 무엇보다 적폐를 청산해줬으면 한다"며 "그동안 기득권을 행사했던 재벌과 정치인들의 카르텔을 청산하고 비리와 부정부패가 사라져야 이 나라에 희망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헬조선' '이맛헬(이 맛에 헬조선 삽니다)' 등 자조적이고 자기 비하적인 말들이 최근 우리사회에 난무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적폐청산이 이뤄지면 '이 나라에서도 노력하면 된다', '행복해 질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방송국 PD로 근무하는 이모씨(41·여)도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청산되지 않은 적폐와 역사"라며 "이를 실현해 나라를 바로 세우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만단체 활동가 김세진씨(30)는 "국민들에게 모두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는 나라, 그러한 토대를 만들 수 있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는 "돈이 많아 사교육을 받고, 좋은 회사에 취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루 먹고 사는 것이 바빠 아르바이트와 비정규직의 악순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고교 교사 출신의 허희순씨(60·여)는 '국민에게 열린 대통령'을 바랐다. 그는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는 남부럽지 않게 성장했지만 소통 문제에 있어서는 아직 부족한 경향이 있다"며 "소통을 통해 우리 국민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작은 소망을 말했다. 

'국민통합'의 염원을 담은 목소리도 크게 들린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이모씨(27)는 "포용이 가능한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며 "탄핵정국을 거치며 국민들 사이에서 반목과 갈등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통합하는 우리사회가 됐으면 한다"며 "당선되자마자 상대후보와 진한 포옹을 나눌 수 있는 대통령, 이를 통해 갈기 갈기 찢긴 대한민국을 봉합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잘 먹고 잘 사는 나라, 먹고 사는데 걱정 없는 나라'를 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상당했다. 아직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자녀 2명을 키우는 이모씨(30·여)는 "나와 남편 둘이 열심히 벌어도 아이 둘을 키우다 보니 남는 것이 하나 없다"며 "청년층의 절반 이상이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 다니는 상황에서, 사는 것이 너무나 각박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먹고 사는 것이 힘들지 않은 세상, 그런 세상을 새 대통령이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영업을 하는 송모씨(61)도 "적폐청산이니, 4차 산업혁명이니 다양한 말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막상 서민들에게 와 닿는 말들은 아닌 것 같다"며 "내 눈 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하고, 그 사람이 '선한 사람이 일한만큼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자영업자 한모씨(54)도 "그동안 경제가 좋았던 적이 있었나 싶지만, 요즘에는 정말 경제난이 심각하다"며 "새 대통령은 경제 만큼은 꼭 살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강조했다. 

6일 오후 서울 노량진의 한 공무원 고시학원 복도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공부를 하고 있다.  2017.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위해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주문도 강하다. 자녀가 취업할 나이에 접어 들었다는 박모씨(51·여)는 "무엇보다 청년들의 취업문제 해결이 중요하다"며 "젊은이들이 취업이 잘 되어야 나이든 사람들의 노후도 튼튼할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김성환씨(68)도 "나는 내가 그동안 벌어 놓은 돈으로 여생을 살면 되지만, 내 아들과 딸, 손자, 손녀들은 대학부터 직장과 집, 노후 등 걱정을 안 할 수 있는게 없을 정도"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사람이 태어나서 누군가를 사랑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집에서 살고, 밥을 먹는 등 기본적인 것들을 충분하게 누릴 수 있는 사회를 새 대통령이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김씨는 "밥 잘 먹고 등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훌륭한 정치라고 생각한다"며 "기본적인 것들이 이뤄지는 나라, 그런 나라가 됐으면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30대 이영호씨 역시 "우리사회 2030대는 포기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며 "꿈이고, 집이고, 차고, 직장이고 모든 것을 포기하다 보니 5포, 7포, 9포라는 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 대통령은 이렇게 포기해야 하는 것들을 줄여줄 수 있었으면 한다"며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우니 큰 것은 바라지도 않고, 그저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초강력 미세먼지 영향으로 인해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 놀 수 있는 맑은 하늘'을 원하는 목소리도 있다. 두 자녀를 두고 있는 이모씨(30·여)는 "미세먼지 때문에 아이들 운동회도 취소된 상황에서 창문도 못 열겠다. 집 안에서 꿉꿉한 냄새가 나서 에어컨 제습기를 가동했는데 저절로 '봄부터 전기세 많이 나오겠네'라는 말을 하게 됐다"며 "이게 사람 사는 건가 싶다"고 토로했다. 

그는 "내가 어렸을 때처럼, 그저 아이들이 마음 놓고 야외 놀이터에서 뛰어 놀 수 있었으면 그걸로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jung9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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