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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판 도가니-그후]⑧박영수 한마디에 원생들 ‘성폭행범’ 전락

(울산=뉴스1) 김재식 기자 | 2012-08-26 03:00 송고
박영수가 진술한 성폭행 관련 최종보고서 내용은 경찰 조사 결과, 자신이 가해자로 밝혀진 권기수에 대한 성폭행 사실외에는 모두 허위로 드러났다.© News1
보건복지부에 보고된 최종보고서에는 인권실태 2차 조사에서 여러명의 원생들이 성폭행 사건에 관련된 것으로 기술돼 있다.

1건의 성폭행 사건이 확인된 1차 조사 결과와는 다르게 2차 조사에서는 왜 여러 명의 원생들이 성폭행 사건에 관련된 것으로 조사됐을까.

그 이유는 1차 조사에서 유일하게 성폭행 가해자로 확인된 박영수가 2차 조사에서 원생 다수가 성폭행 사건에 관련됐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2차 조사팀이 보건복지부에 보낸 메아리인권실태 최종보고서에는 지난해 12월 5~6일 양일간 예정된 메아리복지원 인권실태 2차 조사를 하루 앞둔 12월 4일(일요일)에 1차 조사에서 성폭행 가해자로 유일하게 확인된 박영수를 조사한 것으로 기술돼 있다.
이날 조사는 인권실태조사의 당사자격인 메아리복지원측에도 알리지 않은 채 박영수가 아버지와 함께 울주군 범서읍 홍 모(여·2차 조사팀)씨가 소장으로 있는 울산장애인성폭력상담소에서 이뤄졌다고 2차 조사팀은 주장하고 있다.

이날 조사에서 박영수는 이미 1차 조사에서 밝혀진 권기수의 성폭행 가해 사실 뿐 만 아니라 2006년 강기태(가명)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었고, 윤일혁, 이경남, 박상기, 김호석과 ‘서로’ 성관계를 수차례 가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최종보고서에 기술돼 있다.

결국 박영수의 이날 진술 때문에 1차 조사 때 전혀 성폭행 관련자로 거론되지 않았던 원생들이 무더기로 성폭행 관련자로 전락한 것이다.

특이한 것은 이날 박영수의 진술로 원생 5명이 성폭행 관련자로 전락하지만 정작 본인은 성폭행 가해자에서 피해자로 바뀐다는 점이다.

박영수는 1차 조사에서 ‘4개월전 슈퍼를 가는 길 놀이터에서 초5년생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성추행 피해 사실을 진술했었다.

박영수는 성폭행이 아닌 가벼운 성추행조차도 범죄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1차 조사 때는 진술하지 않은 ‘2006년 성폭행 피해’ 사실을 2차 조사 때에 진술해 최종보고서에 기술돼 있다.

박영수의 '강기태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은 사실일까. 결론부터 밝히면 경찰 조사에서 박영수의 진술은 허위로 밝혀졌다.

2006년은 박영수가 8살이고, 가해자로 지목한 강기태는 11살이다.

11세의 강기태가 (XX 삽입)을 통해 박영수를 동성간 성폭행했다는 주장인데, 아무리 성적으로 조숙했더라도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강기태는 뉴스1 취재진과 만나 “박영수가 자신에게 성폭행 당했다는 주장은 거짓말이다”며 “원생 선후배들끼리 학업이나 운동을 마치고 목욕탕에서 같이 샤워나 목욕은 하지만 박영수가 주장하는 성폭행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박영수는 자신이 권기수를 성폭행하는 상황을 목격하고 담임교사에게 신고한 박상기와도 여러 차례 서로 성관계를 맺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메아리 관계자는 “박상기는 화장실에서 박영수와 권기수간의 성행위 장면을 목격하고 학교 담임선생님에게 신고, 교사들이 사실관계를 확인해 박영수가 권기수를 성폭행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며 “평소 박상기가 박영수와 성행위를 여러차례 가졌다면, 자신의 잘못(동성간 성행위)도 들통 날수 있는데 박영수의 성행위 장면을 목격하고 나쁜 짓이라고 학교에 신고했겠냐”며 박영수의 진술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한 최종보고서에 박영수가 자신과 서로 여러차례 성관계를 서로 가졌다고 진술한 학교 선배들인 윤일혁, 이경남, 김호석도 모두 박영수의 진술을 부인했다.

특히 윤일혁은 “박영수와 성관계를 가진 사실을 알게 된 선생님이 (나를)때리고 (별다른 조치없이)끝냈다는 박영수의 진술은 사실이 아니다”며 “박영수와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없기 때문에 선생님에게 맞은 일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박영수의 진술처럼 원생들 여러명과 서로 성관계를 가지는 사이였다면, 권기수를 위협해 억지로 성폭행을 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지난 2월 경찰 조사에서 최종보고서에 기술된 박영수의 진술 가운데 자신이 권기수를 성폭행한 것은 사실로 밝혀졌지만 나머지 진술들은 모두 허위로 드러나, 이들 원생은 성폭행범이란 오명을 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박영수의 진술이 허위라는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인권실태 최종보고서에 이들 원생들은 여전히 성폭행 관련자로 이름이 남아있다.


jourl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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