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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온갖 비리 드러낸 '바티리크스' 내용이 뭐길래…

(서울=뉴스1) 이하늘 인턴기자 | 2012-05-28 06:13 송고 | 2012-05-28 08:17 최종수정


© News1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시종집사 파올로 가브리엘레(46·사진)가 교황청 내부 비밀 문건을 외부로 빼돌린 혐의로 붙잡히면서 유출된 문서 내용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른바 '바티리크스(바티칸 유출문서)'로 불리는 이 문건에는 바티칸 일부 고위 성직자들이 외부 업체와의 계약에서 가격을 부풀리는 등 비리를 저지르고 자신과 친밀한 업체를 꼽아 주로 계약했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바티칸 은행이 '돈세탁'을 했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교황을 만나게 해주는 대가로 기업인과 명사에게 거액의 돈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문건에는 일부 고위 성직자들이 이탈리아 TV 유명 토크쇼 진행자 브루노 베스파에게 교황 알현을 주선하고 1만유로(약 1500만원)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바티칸 신문 편집장이 라이벌 편집장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그가 동성애자라고 이탈리아 신문에 제보했다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바티칸 교황청을 총체적 난국에 빠뜨린 이 문건을 바탕으로 지난주 책으로도 출간됐다.

'교황 성하(His Holiness)'라는 제목의 이 책은 현재 이탈리아 주요 서점에서 판매 1순위를 달리고 있다. 사건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하게 하는 대목이다.

관건은 이번 사건이 가브리엘레의 단독범행인지 여부다.

가브리엘레는 시종집사라는 그의 직책답게 베네딕토 16세 교황을 가장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최측근이다. 교황 집무실뿐 아니라 침소까지도 그는 자유롭게 출입한다.

교황의 신임이 두터운 그가 유출 당사자라는 지목에 주변은 온통 놀랍다는 반응이다. 이에 현지언론들은 그가 바티칸 내부 권력 투쟁의 희생양이 된 것으로 파악한다.

가브리엘레의 체포 당시 현지 언론들은 그가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으며 이번 사건은 그 혼자 꾸민 일이 아니라고 추측했다.

유출된 문건의 내용으로 볼 때 쿠데타를 공모하는 추기경과 대주교 세력들이 바티칸의 비리를 폭로해 실세 인물을 제거하려고 가브리엘레를 이용한 게 아니냐는 것.

한 외신은 사건의 배후로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오른팔이자 교황청 2인자인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국무장관에 반발하는 세력을 꼽기도 했다.

가브리엘레는 지난 25일(현지시간) 교황 서재에서 편지와 비밀유서를 유출한 혐의로 붙잡혔다. 내부문서유출로 바티칸은 올해 초 곤경에 처한 바 있다.

혐의가 인정되면 가브리엘레는 최고 30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바티칸에는 교도소가 없어 그의 신병은 이탈리아로 이첩돼 이탈리아에서 수형생활을 하게된다.


lhn_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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