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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용산 집무실' 발표에 靑 침묵…'국민께 개방 노력했는데' 내심 불쾌

尹, 집무실 용산 이전 공식화…"취임식 직후 근무 시작"
文 '함구령'에 靑 입장 자제…예비비 편성 새 뇌관 가능성도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2022-03-20 14:33 송고
[자료] 청와대 전경
[자료] 청와대 전경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청와대는 별도의 입장 표명을 자제하면서도 내부에선 우려스러운 기류가 감지된다.
윤 당선인의 구상이 실현된다면 지난 70여년 간 권력의 정점에 서 있던 청와대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뉴스1 통화에서 "청와대 차원에서 (집무실 이전 발표를 평가해 입장을) 얘기할 게 있는지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밖의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도 집무실 이전 발표에 대해 함구하는 분위기다.

이는 문 대통령이 지난 18일 참모들에 "당선인 측의 공약이나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 개별적인 의사 표현은 하지 말 것"을 지시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윤 당선인 측의 집무실 이전 계획에 불편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더욱이 그간 윤 당선인 측이 집무실 이전의 배경으로 "국민과 더욱 소통하기 위한 차원", "현 청와대의 비효율적 소통 구조" 등을 언급해온 데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1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윤 당선인 측이 청와대를 '구중궁궐'로 표현한 것에 대해 "소통은 장소나 지리적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민께 얼마나 진심으로 말씀드리느냐, 그리고 국민 귀 얼마나 기울이냐가 본질"이라고 말했다.

17일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문 대통령은 본관 집무실이 비서동에서 집무를 본다며 "모든 청와대 참모들이 문 대통령을 1~2분 내에 언제든 만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같은날 SNS로 "이미 설치돼 운영되고 보강되어온 수백억 원의 각종 시설들이 아깝고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역사들, 그리고 각종 국빈행사의 격조는 어쩌지"라고 지적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3.20/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3.20/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윤 당선인이 임기 시작인 5월10일에 맞춰 본관, 영빈관, 녹지원, 상춘재 등 청와대 주요 공간을 완전 개방하겠다고 한 부분도 현 청와대로선 탐탁지 않은 부분이다. 그간 청와대는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청와대 앞길 24시간 개방 △북악산 북측면 개방 △대통령 휴양지 '저도'(豬島) 개방 등을 통해 청와대를 국민 품에 돌려드리려 노력해왔다고 알렸었다.

한편 윤 당선인이 용산 집무실 이전을 공식화하면서 관련한 예상 집행 문제는 현 정부와의 갈등에 또 다른 뇌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윤 당선인 측은 집무실 이전 비용을 496억원으로 추산하고 이를 정부 예비비로 편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앞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집무실 이전을 취임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이유도 이 같은 현실적 문제를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이날 집무실 이전 비용 문제가 현 정부와 상의됐는지 여부에 대해 "예비비 문제라든지 이전 문제는 청와대 인수인계 업무의 하나라고 보고 협조 요청을 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awar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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