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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 작가xPD 성공기 "스포츠 드라마, 우리에게도 도전"(종합)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20-02-24 15:30 송고 | 2020-02-24 15:35 최종수정
SBS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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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들어내도 욕을 먹는 것이 스포츠드라마라 저희에게도 도전이었는데 확신은 작가님을 처음 본 날 들었어요."(정동윤 PD)

'스포츠 드라마는 흥행이 힘들다'는 편견을 깨고 '프로야구 프런트' 세계를 리얼하게 풀어내며 시청률과 호평을 다잡는 데 성공한 '스토브리그'.
만년 꼴찌 팀 드림즈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과정처럼 드라마의 성공 과정도 드라마틱했다. '스토브리그'를 성공시킨 이신화 작가와 정동윤 PD를 만나 드라마를 끝낸 소감을 들어봤다. 

24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현대41타워 르비제에서는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극본 이신화/연출 정동윤)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이신화 작가와 정동윤 PD가 참석했다.

'스토브리그'는 팬들의 눈물마저 마른 꼴찌팀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뜨거운 겨울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로 지난 14일 19.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자체최고시청률로 종영했다.
SBS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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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화 작가는 이날 취재진에 "종영 후에 기자간담회가 있는 게 흔한 일이 아니라 들었는데 끝난 드라마에 관심 가져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어 "시즌2 관련 부분은 말씀드렸던 그대로다. 아이디어 정도는 있는데 시즌1이 모든 걸 쏟아부은 작품"이라며 "야구는 방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방대한 소재가 많긴 하다. 그 중에서도 소화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을지 16회를 충분히 채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또 그는 "1회~2회 정도 재미있기 쓸만한 아이디어는 있다"면서도 "'돌아오지 말걸 그랬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 20부작을 쓸 수 있을 때 16부작을 쓸 수 있는 것 같다. 그때 시즌2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고백했다. 

정동윤 PD는 "마지막회를 다같이 모여서 봤다. 저한테도 처음 있는 경험이었다. 시청률 보다도 드라마를 너무 잘 끝냈다는 자체가 연출자 입장에서 감사했었다. 그래서 일주일 지난 후에도 아직까지 많이 찾아봐주시고 물어봐주시는 것도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스포츠 드라마가 성공하기 어렵다는 편견에 대해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시끄러운 곳에 있었다. 음악 소리도 크고 수다 소리도 큰 곳이었고 기대를 안 하고 읽었다"며 "시끄러운 와중에도 4부까지 몰입감 있게 읽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사실 스포츠 드라마가 성공하기 어렵다. 잘 만들어내도 욕을 먹는 것이 스포츠드라마라 저희에게도 도전이었는데 확신은 작가님을 처음 본 날 들었다"며 "그때 제가 휴가 중이었다. 워낙 막힘이 없었고 궁금한 것들을 물어봤을 때 작가님한테는 다 계획이 있더라. 큰 걱정하지 않고 작가님이 해주신 틀 안에서 잘 풀어내면 되겠다 했다. 좋은 결과물을 얻어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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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는 프런트 야구 세계를 리얼하게 풀어냈던 만큼, 실제 사례를 반영한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많았다. 이에 대해 이 작가는 "실제 사례 같은 걸 많이 말씀해주시는데 구성할 때는 실제 사건보다는 스토브리그 기간에 마땅히 해야 할 일 중심으로 구성해야겠다 생각했다"며 "드림즈라는 가상의 구단의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할지, 마땅히 해야 할일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그런 것 위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큐라 표현해주신 분들도 있지만 드라마라 생각하고 만들었다. 실제 사례를 참고 하지 않고 극성을 갖고 만들었는데 실제 사례를 찾아와주셔서 '이게 실제로 있던 일이구나' 하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실제 사례 보다 스토브리그 기간에 마땅히 해야 할 일, 드림즈와 백승수 태도 중심으로 풀어갔다"고 덧붙였다. 

또한 극 중 선수 캐릭터들의 모티브가 된 실제 선수들을 언급했다. 이 작가는 "강두기(하도권 분) 선수는 긍정적 이미지의 결정체다. 양현종 선수와 일본의 구로다 히로키 두 선수를 섞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임동규(조한선 분) 캐릭터가 이대호, 김태균 선수를 모티브로 한 것이 아니냐는 팬들의 생각에 대해서는 "그 얘길 듣고 깜짝 놀랐다. 상상도 안 했다"며 "임동규의 모티브는 뼈대도 없다. 백승수(남궁민 분)라는 사람이 특정 팀에 가서 미친 짓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임동규 같은 인물이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임동규와는 전혀 다른 분들이고 좋은 평가를 들으신 분들"이라고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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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윤 PD는 캐스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저희끼리도 많이 얘기한다. 캐스팅이 너무 잘 된 것 같다고 했다. 신의 한수 같다는 얘길 많이 했다"며 "캐스팅은 제가 했지만 역할 잫 표현한 것은 배우들이다. 캐스팅 디렉터 통해서도 좋은 선택권을 받았던 부분도 있지만 배우 분들이 워낙 잘 소화해줬고 거기서도 깜짝 놀랄 때가 있었다. 야구를 해본 사람이 아니라 몸하고 연기를 같이 해야 하는 것이라 힘든 부분이 많기도 했었는데 연습도 많이 해주셨다"고 고백했다. 

또 정 PD는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캐스팅은 이용우 배우였다. 처음에 유학파인 줄 알고 미팅을 했는데 영어를 못한다고 해서 어쩌나 싶었다"며 "영어까지 해야 했는데 정말 노력파다. 정말 열심히 연습하셨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임동규 역할이던 조한선씨와 성악 전공한 하도권씨도 잘 해주셨다"고 털어놨다. 

이 작가는 남궁민의 연기력을 칭찬했다. 그는 "저는 이 드라마의 성패가 이 백승수(남궁민 분) 캐릭터에 달렸다고 생각했다. 정말 어려운 캐릭터란 걸 알았다"면서도 "남궁민 배우가 연기한 걸 보고 백승수가 이런 캐릭터라는 걸 알았다. 그 배우의 연기에서 비로소 캐릭터를 이해를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좋은 분위기를 이끌어주신 것도 너무 감사했다. 백승수라는 사람이 약해보여야 했던 부분도 있다. 멋있는, 듬직한 체구의 선수들에게 당당히 맞설 수 잇을 것 같은 사람이라기 보다 외형은 약해보이지만 뒤에 한방이 숨겨진 캐릭터였는데 그게 잘 어울린다 생각했다. 아쉬운 부분은 없다"고 덧붙였다.

정동윤 PD는 "제가 사실 배우들에 대한 울렁증이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어 "그런데 남궁민씨가 먼저 솔직하게 다가와 줬다. 연기에 대한 디렉션을 내릴 때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는데 '다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를 하더라. 어떤 디렉션이든 다 받아주셨다"고 돌이켰다. 또한 박은빈에 대해서도 "통통 튀는 매력으로 현장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준다. 연기파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었다"며 "캐릭터를 본인만의 스타일로 소화해내는 부분이 있어서 박은빈씨만의 매력이 느껴졌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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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인들의 반응 중 인상 깊었던 반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신화 작가는 "야구인 분들께서 기사와 콘텐츠로 실제와 뭐가 다른지 얘기해주셨다. 저희 취재 관해서도 칭찬도 많이 해주셨지만 더 깊이 들어갈 수 없었던 취재도 있었는데, 취재가 부족하고 대본과 현실이 다른 부분이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음에도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시면서 봐주시더라. 그게 감사했다"고 털어놨다.

이신화 작가가 응원하는 프로야구 팀은 어디일까. 그는 "응원하던 팀은 있는데 말씀을 드리는 게 적절치는 않을 것 같다. 이렇게 '스토브리그'라는, 야구 드라마가 오랜만에 나오기도 한 만큼 제가 특정 팀을 말하기가 조금 그렇다. 그럼에도 저희를 지원해준 SK와이번스가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더했다. 

SK 와이번스의 촬영 협조에 대해 정동윤 PD는 재차 "감사하다"고 전했다. 정 PD는 "야구장 헌팅을 해야 했을 때 먼저 손을 내밀어주신 곳이 SK 와이번스"라며 "최근 한국 야구가 2~3년간 침체돼 있는데 드라마가 잘 돼서 예전만큼의 영광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그때 '진짜 야구인이구나' 하고 느꼈다"고 고백했다.

또 그는 "저희 드라마로 SK 와이번스의 홍보 효과가 커졌는지 모르겠는데 야구인으로서 말씀해주신 걸 보고 너무 감사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때 유일하게 손을 뻗어준 구단이었는데, 극 중에서 드림즈 갖고 있는 문제가 많아서 선뜻 손 내밀기 쉽지 않았을 거다. 좀 더 큰 뜻을 갖고 손을 내밀어주셨다"고 회상했다. 

이신화 작가는 다시 한 번 '스토브리그'에 "아쉬운 점이 하나도 없다"고 강조하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제 능력이 출중해서 좋은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제가 갖고 있는 능력을 다 쥐어짠 것 같다. 최선의 결과물이었다는 걸 인정한다"며 "작가로서는 처음 계획했던 결말까지 완주할 수 있었고 그걸 도와준 너무 좋은 분들을 만나게 됐다는 점, 앞으로도 배우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대감이 생긴 점이 좋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끝으로 이신화 작가는 '스토브리그'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16부 마지막에 '강한 사람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우리가 서로 도울 거니까요'라는 멘트가 나온다. 그게 우리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라며 "백승수가 우리를 보면서 '다들 그렇지 않습니까'라는 말을 하는, 그 장면을 통해 우리도 백승수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노력을 한다면 모두가 도와서 함께 이룰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보면 세련되지 못하게,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냐고 할 수 있는데, 이 드라마를 보시는 분들 중 한 분도 그 메시지를 읽지 않고 넘어가시는 분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메시지를 다른 작품에서도 던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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