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병규/HB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1 |
지난 2015년 드라마 '학교2015'로 데뷔한 조병규는 단역, 조연을 거치며 점차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알렸다. '란제리 소녀시대' 에 이어 지난해 종영한 '스카이캐슬'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후 '스토브리그'를 통해 배우로서 한 단계 더 성장했다.
24일 '스토브리그'종영 인터뷰를 위해 만난 조병규는 데뷔 후 끊임없이 작품을 하고 있는 그는, 결코 쉽게 주어지는 역할은 없다면서 매사 감사한 마음으로 연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조병규와 일문일답. -'스토브리그'를 마친 소감은. '스카이캐슬'에 이은 2연속 흥행이다.
▶'스토브리그'를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더 성장할 수 있던 계기였던 것 같다. 내가 그 팀에서 가장 막내여서 형들 연기하는 것 보면서 배울 점이 많았다. 현장 경험이 미숙한 것 같은데 그런 면에서 선배들 보면서 많이 배웠고 성장할 수 있었다. 연속으로 잘 됐다는 말을 해주셔서 좋은데 사실 그 사이에 몇 작품이 더 있다. 좋게 포장해주시니 조용히 있겠다. (웃음)너무 영광이고 감사하다.
-이 드라마가 이 정도로 잘 될 줄 알았나.
▶'스카이캐슬'을 처음 했을 때와 같은 심정이었다. 그때도 처음엔 사람들이 과연 좋아해줄까 생각했다. '스토브리그'도 스포츠드라마도 성공사례가 많지 않아서 염려스러웠는데 첫방송 후 '스카이캐슬'과 똑같은 감정을 느꼈다. 잘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생각했다.
배우 조병규/HB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1 |
-첫방송에서 무엇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나.
▶남궁민형의 클로즈업 장면? 프레젠테이션 신을 보며 '숟가락을 얹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남궁민형이 잘 이끌어줘서 좋은 방향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남궁민 선배는 완벽했다. 형이 하는 대로 이끌리듯 갔는데, 그런 점에 있어서 걱정도 없었고 어려움이 없었다. 내 어려움을 형이 짊어지고 있으니까 부담없이 연기를 한 것 같다.
-재희 역할과 실제 성격이 다른 것 같다.
▶괴리가 크다. 내가 그렇게 활발한 성격도 아니고 속 없이 누가 뭐라고 해도 웃는 사람이 아니다. 어려웠지만, 쉬지 않고 작품을 한 게 도움이 컸던 것 같다. (성격과 달라도) 기술적으로 시청자들이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다행이다.
-대본을 보고 왜 마음에 들었나.
▶서사가 너무 완벽했다. 시청률이 안 나오더라도 웰메이드 평가는 받는다고 확신했다. 대본을 보고 나서좋아하는 사람들은 열광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야구를 안 좋아하는 사람들도 좋아해주셔서 기뻤다. 내가 삼국지를 엄청 좋아하는데, 극에 삼국지 대사가 인용된 부분이 많아서 또 좋았고, 더 이상 사이다가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하고 있었던 구간에서도 생각을 뒤엎는 사이다가 나오니까 대본보면서 너무 재미있었다.
배우 박은빈과 조병규(오른쪽)/뉴스1 © News1 |
-재희는 성장하는 인물인데 어떻게 표현했나.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는 인물같았다. 좋은 게 좋은 거고, 싫으면 싫은 거지 정도로 드림즈를 생각했다. 백승수를 만나고 나서 우리 팀도 좋아질 수 있구나, 우리 팀도 바뀔 수 있구나 라고 생각하며 마음이 많이 바뀌었다. 그렇게 성장한 것 같다. 드림즈를 생각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커졌고 온갖 허드렛일 마다하지 않고 스스로 헤쳐나가려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댓글을 봤는데 '낙하산, 재벌3세여서 다행이었던 캐릭터는 네가 처음'이라는 말이 힘이 많이 되고 위안이 됐다.
-재희의 장면이라고 하면.
▶고세혁을 붙잡고 있는 장면이다. 그 사이에 단장님 팀장님이 다른 선수들과 계약한다. 내가 드림즈의 직원으로서 밥값을 했다? 그런 느낌을 받았다.
-박은빈 껌딱지로 나오지만 러브라인이 부각되지는 않는다.
▶많이 아쉽다. 나는 표현했는데 자꾸 걷어냈다. 작품 완성도가 있다보니 신경써서 연기했다. 4부까지 보고 작품에 합류했다. 혹시 뒤에 가서 잘 되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선택했는데. (웃음) 결과적으로는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이룬 것 같다. 마음 속에 이상을 담아뒀고, 현실적으로 드라마가 더 완성도 있고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느끼려면 스포츠에 집중하는 게 맞지 않나 싶었다. 그런 면에서 만족한다.
-원래는 축구를 하지 않았나.
▶너무 좋았던 장면이 양원섭 팀장님과 대학야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프로팀 이야기를 하면서 대학야구에 대한 이야기가 드러나기 쉽지 않은데, 그 장면을 넣은 걸 보고 박수를 쳤다. 프로 지명되지 못한 선수들이 노력하는 것이 공감이 됐다. 프로팀 입단하지 못 하고 다른 일을 하는 장면이 많이 마음이 쓰였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대학축구까지 한 것은 아니지만 잠시 운동을 했던 사람으로서 더욱 감정 몰입이 됐다.
-작가가 오피스 스포츠 드라마인데, 재희를 통해 '오피스' 장르를 살려준 것 같아서 고마웠다고 하더라.
▶촬영하면서 내가 잘 하고 있는 게 맞나? 처음으로 화면에 많이 나오는 역할이어서 내 욕심때문에 드라마를 망치는 게 아닐까 고민했는데 그 말을 보고 많이 위로를 받고 힘이 됐다. 그러기가 쉽지 않을 텐데, 작가님이 다 메시지를 써주셨더라. 감동이었다.
-'과몰입' 드라마로 불린다. 본인도 그랬나.
▶모든 분들은 배역 이름으로 불렸는데 나는 '낙하산'으로 불렸다. '낙하산 대기할게요'라고 했다. 당당한 낙하산이다보니 그 별명에 대한 나름의 프라이드도 있었다. 길에서 만난 분들은 다 웃으시더라. 어제 풋살 경기를 했는데 골키퍼 형님이 '낙하산 맞지?'라고 하시더라. '아우 귀여웠어'라고 하더라. 재롱 한 번 피우고 왔다. (웃음)
배우 조병규/HB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
-만약 시즌2가 나온다면.
▶너무 하고 싶다. 그땐 운영팀장으로 시작하고 싶다. 사원은 너무 힘들더라. (웃음) '선은 네가 넘었어' 대사를 해보고 싶은 로망이 있다. 이세영 팀장은 단장이거나 더 높은 직책에 있지 않을까. 백승수 단장은 음, 세영과 재희가 백단장을 데리고 오는 그림도 괜찮지 않을까. 배우들도 다들 시즌2를 하고 싶어한다. 길창주 선수(이용우 분)는 군대 다녀와서 한국시리즈 나가는 거 보여주고 싶다면서 제대하는 장면으로 시즌2 시작하고 싶다고 하더라.
-'스토브리그' 결말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 여자친구인 김보라에게도 말해주지 않았나.
▶서로의 일에 크게 관심이 없어서. (웃음) 사적인 것만 소통하고 공적인 것은 터치하지 않는다. 김보라와는 잘 만나고 있다. 같은 업계 종사하다보니 이렇게 저렇게 말하기 조심스럽긴 하다. 둘 다 차가 없고 그냥 편하게 잘 돌아다닌다. 아무래도 같은 업계에 있다 보니 공개연애에 대한 부담감도 있다. 단어 하나도 조심스럽다.
-계속 예능에 나가나.
▶아무래도 내 의도치 않은 행동 때문에 연기에 제약이 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서 조심스러운 부분은 있다. '나혼자 산다' 같은 경우 '핫'한 프로그램이니 내가 나가고 싶다고 해서 나가는 게 아니고 제안이 오면 감사한 마음이지만, 내심 불안함도 있다.
-얼굴, 이름이 알려지고 많이 신중한 성격이 된 것 같다.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혹시 나도 모를 실수로 연기생활에 지장이 있으면 어떻게 하나 자중하고 있다. 작품하고 일하면서 배우로서 참 성장을 많이 하는데 인간적으로도 성숙해지는 것 같다. 예전에는 내 연기, 현장에서의 내 태도만 봤다면 이제는 스태프들과 한 장면을 만드는 법, 어떻게 하면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는지 하나 하나 배움의 과정이다. 그러다 보니 작품을 하는 과정, 안 할 때도 어찌됐든 연기를 하는 사람이다보니 그런 부분에 대해 생각하고 살다 보니 성숙해지고 또 하나 배우고 있다.
배우 조병규/HB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
-데뷔 후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데.
▶연기를 계속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감이 있고 겁이 많은 성격이다. 처음에는 '학생2015'에서 단역으로 시작해서 '스토브리그'로 오기까지 쉽지는 않았다. 내가 중간에 힘들어서 지쳐서 나가 떨어졌으면 '스카이캐슬'도, '스토브리그'도 만나지 못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까 더 밀어부쳐보자는 생각이다. 나이도 어리고 아직까지는 스스로에게 휴식을 줄 만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서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스토브리그'로 얻어가는 게 있다면.
▶다음 작품을 할 수 있는 보험?(웃음) 어렵지 않게 넘어갈 수 있다는 마음일까. 크게 취하려고는 안 한다. 다음 역할을 할 수 있을 정도다.
-공백기에 대한 두려움도 있는 것 같다.
▶처음부터 나는 내가 뛰어난 배우라고 생각은 안 했다. 보조출연, 단역으로 시작하다 보니 역할을 받는 것 자체에 대한 감사함이 있다. 나중에도 바뀌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채찍질하고 있다. 작품에 대한 감사함이 늘 있다. 겸손한 마음을 가지려고 한다.내가 겸손한 성격이라는 게 아니고 그런 마음을 가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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