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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폴]①전문가 60% "2월 금리인하…코로나19 선제 대응"

"코로나19, 수출·내수·생산에 악영향…일평균 수출 감소"
전문가 30% "금리동결 후 4월 인하…인하시그널 주목"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장도민 기자 | 2020-02-23 06:00 송고 | 2020-02-23 07:01 최종수정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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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 소속 전문가 10명 중 6명은 오는 27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현행 연 1.25%에서 1.00%로 인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금통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선제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봤다. 이번에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연 1.00%로 '안 가본 길'이다.
반면 나머지 전문가 4명은 2월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코로나19 영향이 경제 지표로 확인되지 않아 금통위가 동결 기조를 단번에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금리동결을 전망한 4명 중 3명은 2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시그널이 나오고 4월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반기 금통위는 2월27일, 4월9일, 5월28일 열린다.

◇"금리인하 시간 문제"…2월이냐 4월이냐

23일 <뉴스1>이 오는 27일 금통위 2월 정례회의를 앞두고 국내 증권사 소속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6명이 기준금리 인하 의견을 냈다. 나머지 4명은 금리동결을 전망했다. 다만 금리동결을 전망한 4명 중 3명은 금통위가 그 다음 회의인 4월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봤다. 즉 전문가 10명 중 9명이 금리인하로 입을 모았고, 그 시기는 2월 또는 4월로 갈렸다. 나머지 한 명은 금리 인하사이클이 끝났다고 판단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1월 금통위 의사록이 공개된 후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생각보다 더 집값 상승에 따른 금융불균형을 우려한다고 판단했다. 지난 14일 이주열 한은 총재(금통위 의장)가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해 금리동결 기조가 강해졌다.
분위기는 코로나19가 지역감염으로 확산되며 달라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경제계와 간담회에서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했다가 18일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특단의 대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라고 말하며 달라진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줬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역감염이란 새로운 감염 경로가 발생해 소비를 비롯한 경기 하강 요인들이 좀 더 부각될 여지가 커졌다"며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전면적인 대응 의지를 피력한 만큼 기준금리 인하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복세로 돌아섰던 수출이 다시 꺾일 조짐을 보이는 것도 금리인하 전망에 힘을 싣는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 늘었지만, 조업 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은 9.3% 감소했다. 작년 한국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한 중국 수출 물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이달 1~20일 조업 일수가 3일 증가했음에도 중국 수출은 3.7% 감소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경기 반등 전망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개선된다는 전제에 따른 것인데, 일평균 수출은 감소했다"며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에서 이 문제가 단기간 내에 끝날 가능성이 높지 않아 수출이 나아지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수출은 물론 일부 기업은 생산에 차질을 빚고 내수 또한 위축되고 있어 경기 하방리스크가 커졌다"며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사스 사태 때인 2003년 5월 당시 기준금리인 콜금리를 4.25%에서 4.0%로 내렸다. 메르스가 발생한 2015년 6월에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조정했다.

일부 전문가는 연 1.00%가 경험해보지 않은 기준금리지만, 실질기준금리는 낮지 않다고 판단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실질기준금리는 연 0.4%로 플러스 상태"라며 "기준금리가 연 1.25%였던 2016년 당시 실질기준금리가 -0.4~-0.5%였던 것에 비해 덜 완화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금융통화위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0.1.1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금융통화위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0.1.1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금통위, 코로나19 영향 지표로 확인할 것"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 모건스탠리 등도 이달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코로나19를 미국 경제 전망에 새로운 위험으로 지목했고, 이후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7일 사실상 정책금리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3.15%로 0.10%p(포인트) 내렸다.

금통위는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3년1개월 만에 내리면서 금리인하 사이클에 진입했다. 이후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10월에 연 1.50%에서 1.25%로 한차례 더 내렸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 2016년 6월~2017년 11월 유지됐던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 1월 금통위에서는 조동철·신인석 금통위원이 기준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금리동결을 전망한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신중론을 조금 더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통위는 코로나19가 실물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확인한 후 4월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2월 금통위는 우리 경제의 하방 리스크를 강조하며 4월 금리인하 시그널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 금통위가 정부의 경기 부양보단 부동산 안정화 정책에 힘을 실으며 연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금통위가 금리를 인하하면 경기부양 효과보단 집값을 상승시키는 데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란 판단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는 경기 부양 효과도 있지만 부동산 불안 요인이기도 하다"며 "지금의 상황에서 금리인하는 집값을 올리는 부작용이 더 클 것으로 판단돼 경기 부양안에서 금리인하는 빠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m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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