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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리뷰] 누가 진정한 '젠틀맨'인가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20-02-23 06:00 송고
'젠틀맨' 스틸 컷 © 뉴스1
'젠틀맨' 스틸 컷 © 뉴스1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같은 이야기도 다르게 풀면 신선한 재미를 줄 수 있다. '스내치' '셜록 홈즈' '알라딘' 가이 리치 감독의 신작 '젠틀맨'에는 갱스터들이 주인공인 액션 영화에 흔히 나올법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독특한 플롯과 개성있는 배우들의 연기로 신선한 재미를 준다.

최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처음 공개된 '젠틀맨'(감독 가이 리치)은 유럽을 장악한 미국 출신 갱스터 마약왕 믹키 피어슨(매튜 맥커너히 분)이 자신이 세운 마리화나 제국을 걸고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벌이는 억만장자 매튜(제레미 스트롱 분)와 빅딜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범죄 영화다.

영화는 사립탐정 플레처(휴 그랜트 분)가 믹키 피어슨의 오른팔 레이먼드(찰리 허냄 분)를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플레처는 자신이 캐낸 믹키 피어슨의 비밀을 피어슨의 천적이자 언론계 큰 손 빅 데이브(에디 마산 분)에게 팔아 넘기겠다며 협박하고, 레이먼드는 그런 그의 협박으로부터 보스를 지키기 위해 팽팽한 기싸움을 시작한다.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믹키 피어슨이 소개된다. 믹키 피어슨은 마약으로 대성한 미국 출신 갱스터다. 유럽으로 건너 온 그는 막대한 부를 축적해 '젠틀맨'으로 살고 있지만 뒤에서는 귀족들의 뒤를 봐주며 그들의 땅에서 비밀스럽게 마리화나를 재배한다. 하지만 어둠의 세계에 실증을 느낀 믹키는 억만장자 매튜에게 마리화나를 재배하고 있는 지하 온실을 보여주고 이를 그에게 넘기려고 한다.
'젠틀맨' 포스터 © 뉴스1
'젠틀맨' 포스터 © 뉴스1

그러던 중 괴한들이 이 비밀 온실을 습격하고, 믹키 피어슨은 오른팔 레이먼드와 함께 범인을 찾기 시작한다.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중국계 조직의 간부 드라이 아이(헨리 골딩 분)가 의심을 사게 된다. 이후 뒷동네 범법자들의 이권 다툼, 먹이를 찾듯이 이 틈새를 노리고 찌꺼기라도 먹으려 몰려드는 협잡꾼들간의 한바탕 소동이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전형적인 갱스터 스토리를 다루지만 '젠틀맨'은 영화적인 재미로 가득하다. 사립탐정 플레처(휴 그렌트 분)와 믹키 피어슨의 오른팔 레이먼드(찰리 허냄 분)의 대화를 통해 내용을 전달하는, 액자형 구조의 독특한 서술 방식은 영화에 특별한 서스펜스를 부여한다.

캐릭터들의 면면도 흥미롭다. 마약왕 믹키 피어슨과 무법자 드라이 아이, 어둠 속에서 사건을 조종하는 억만장자 매튜(제레미 스트롱 분), 그리고 사고뭉치 제자들 때문에 엉겁결에 사건에 뛰어들게 된 코치(콜린 파렐 분) 등 만화적으로 묘사된 캐릭터들은 얽히고설키며 코미디와 범죄 액션을 오가는 앙상블을 보여준다.

영화는 다양한 남성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관객으로 하여금 '과연 누가 젠틀맨인가'에 대해 묻게 만든다. 여기서 콜린 파렐이 연기한 코치의 캐릭터를 주목할만하다. 구린 데를 감춘 채 거드름을 피우며 자신의 이익을 밝히는 범죄자들 사이에서 나름대로의 의리와 신념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그의 캐릭터에 영화의 메시지가 담겨있는 듯 하다. 러닝 타임 113분. 오는 26일 개봉.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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