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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 내 '미지의 세계' 볼 수 있는 현미경 나왔다

광학 현미경과 초음파 영상의 장점 결합해 개발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2020-02-20 07:10 송고
'공간 게이팅' 현미경의 모습. (IBS 제공) 2020.02.19/뉴스1
'공간 게이팅' 현미경의 모습. (IBS 제공) 2020.02.19/뉴스1

광학 현미경과 초음파 영상의 장점을 결합하자 생체 내부를 '꿰뚫어볼 수 있는' 현미경이 탄생했다. 그간 볼 수 없었던 생체 내 '미지의 세계'를 이제는 볼 수 있게 됐다.

19일 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최원식 부연구단장 연구팀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장무석 교수팀은 초음파를 이용해 기존 현미경으로 볼 수 없었던 생체 내부 미세구조를 관찰하는 기법을 개발했다.
사람의 눈은 250밀리미터(mm) 떨어진 거리에 100마이크로미터(㎛)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는 물체를 구분할 수 있고 이보다 작은 미세구조를 관찰하려면 광학 현미경이 필요하다.

광학 현미경은 눈으로 볼 수 없는 작은 미세구조를 확대해 보여주지만 생체 조직을 관찰할땐 이야기가 다르다.

빛이 생체 조직을 투과할 때 직진광(생체 조직 영향 없이 직진하는 빛)과 산란광(생체 조직 내 세포나 세포 내 구조의 영향에 의해 진행 방향이 무작위로 굴절된 빛)이라는 두 종류의 빛이 생겨나는데 이때 광학 현미경으로 생체 조직 깊은 곳을 관찰하려 하면 직진광에 비해 산란광이 강해져 이미지 정보가 흐려진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안개 속을 보기 어렵듯이 생체 조직의 수많은 세포와 구조들이 빛을 산란시켜 이미지를 흐리게 만드는 것.

반면 초음파 영상은 태아를 감별할 수 있을 정도로 생체 내부 깊은 곳까지 이미징(imaging)할 수 있지만 해상도가 낮아 미세한 구조를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연구진은 광학 현미경과 초음파 영상의 장점을 결합했다. 생체 내부 깊은 곳을 높은 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는 초음파 결합 광학 현미경을 탄생시킨 것이다.

초음파 결합 현미경은 생체 조직 내부를 잘 침투하는 초음파를 집속시킨 후, 초음파의 초점을 지나는 빛만 측정하는 방식으로 산란광의 세기를 크게 감쇄시킬 수 있다.

초음파가 광학 현미경에 관찰 경로를 알려주는 일종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초음파는 생체 조직을 응축·팽창시켜 굴절률을 변조하는 방식으로 빛의 진행에 영향을 준다. 연구진은 이런 초음파의 특성을 응용해 초음파의 초점을 통과하는 빛만을 선택적으로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 기술을 공간 게이팅(space-gating)이라 명명했다.

공간 게이팅 기술을 통해 연구진은 산란광을 100배 이상 감쇄시키며 생체 조직 내에서 광학 이미지가 흐려지는 문제를 극복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개발한 현미경을 이용해 별도의 형광 표지 없이 부화한지 30일된 성체 제브라피시(열대어)의 척추 안쪽 근육 조직 이미지를 얻는데 성공했다.

기존 기술은 제브라피시의 장기, 척추 등 내부 구조에서 산란 현상이 일어나 절단을 통해서만 내부 근육 결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와 달리 이번에 개발된 현미경은 자연 상태 그대로 살아있는 제브라피시 내부 조직을 꿰뚫어볼 수 있다.

연구진은 인체 조직에도 사용할 수 있는 공간 게이팅 기술을 구현해나갈 계획이다. 향후 현미경을 소형화하고 이미징 속도를 증가시키면 실시간 질병 진단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1.878) 2월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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