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대학생 발표 들은 문대통령, 갑자기 마이크 잡고…"정부가 배워야"

코로나19 관련 맵 만든 이동훈씨 칭찬…"정부 홍보방식에 발상의 전환 필요"
"일부 언론 공포·불안 부풀려 소비심리 극도 위축 아쉬움도"

(서울=뉴스1) 김현 기자, 최은지 기자 | 2020-02-17 18:38 송고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기재부·산업부·중기부·금융위 업무보고 전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2.17/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기재부·산업부·중기부·금융위 업무보고 전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2.17/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기획재정부 등 4개 경제 관련 부처의 업무보고 말미에 갑자기 "잠시만요"라고 말한 뒤 예정에 없던 즉석발언을 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과 4개 부처의 업무보고가 진행된 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의 사회로 소재 및 부품 기업 대표, 스타트업 대표, 혁신금융을 통해 성공한 의류업체 대표의 성공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사례 발표가 끝난 뒤에는 11명의 민간인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현장 경험을 전달하는 순서가 진행됐다. 11명의 민간인 참석자 중에는 조서용 ㈜큐어바이오 대표를 비롯한 기업인들과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 누적조회수가 1400만회를 기록한 코로나19 관련 맵을 개발한 대학생 이동훈씨(27·경희대 산업경영공학과 4학년)가 포함돼 있었다.

이씨는 코로나19 관련 맵을 개발하게 된 과정에 대해 "신종코로나가 이슈가 되다보니 많이 불안했다. SNS와 미디어에서는 공포를 조장하고 선동하는 정보가 많았다"며 "이런 것을 바로잡고자 공신력 있는 정보를 찾아봤더니 질병관리본부(질본)가 데이터를 충분히 제공한 상태였더라. '이런 정보라면 불안감을 해소하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텍스트 형식인 질본 정보를 지도를 이용해 시각적으로 구현해낸 이씨는 "질본 데이터가 없었다면 (코로나 맵)서비스를 못 만들었다. 그런 측면에서 데이터 공유가 중요하다"며 "국가적 재난 상황은 이번 코로나뿐 아니라 다음에도 있을 수 있으니 데이터의 공유와 데이터 소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부처 장관들과의 질답이 끝난 후 업무보고 순서에 따라 사회자인 김 차관은 정세균 국무총리의 마무리 발언을 요청했다. 그 순간 문 대통령이 "잠시만요"라고 짦게 외쳤다. 문 대통령은 이어 "총리 말씀 전에 저도 한마디만"이라며 '즉석 발언'을 청했다. 당초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만 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었다.

문 대통령은 혁신경제 성공사례 기업인들을 격려한 뒤 "특히 코로나19 관련 맵을 만든 이군을 특별히 칭찬해야겠다. 정부가 좀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도 치료제도 없고 정체를 모르는 신종 감염병이 중국에서 발생해 국가 전체가 긴장하면서 방역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비교적 잘 대응해오고 있다"면서도 "돌아보면 한편으로 일부 언론을 통해 지나치게 공포나 불안이 부풀려지면서 우리 경제심리나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아쉬움도 남는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극복이 과제"라고 전제한 뒤 "여러 가지 허위정보를 막아내는 최상의 방법은 역시 정보를 투명하게 하는 것"이라며 "질본에서 처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코로나 관련 정보, 확진자의 동선이나 접촉자 및 격리 상황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왔다. 이렇게 지속되니 이제는 질본 발표를 신뢰하면서 방역당국이 '방역을 안정적으로 하고 있구나' 하는 믿음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질본을 중심으로 정부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지만, 공포·불안은 확산됐다. 그런데 이군이 (질본의) 브리핑 정보를 맵으로 딱 보여주면서, 확진자가 움직이는 동선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되고, 우리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얼마나 긴장해야 하는지, 지역은 어디인지, 이런 것을 쉽게 알 수 있게 됐다"며 "정부가 정보를 공개하는 방법 면에서 새로운 발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질본은 방역의 최일선에서 정신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었으니 질본의 정보들을 정부 홍보부서 어디선가 초기부터 활용했다면 어땠을까. 정부의 홍보방식에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면서 "특별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