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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해 해빙이 이산화탄소 가둬 빙하기 온도하락 가속

IBS, 8번의 빙하기 발생한 78만4000년 동안의 지구 기후 분석

(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2020-02-18 05:00 송고
해양-대기 간 탄소 교환에 영향을 주는 해빙 변동을 나타내는 모식도(IBS 제공)© 뉴스1
해양-대기 간 탄소 교환에 영향을 주는 해빙 변동을 나타내는 모식도(IBS 제공)© 뉴스1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노도영)은 기후물리 연구단(단장 악셀 팀머만․부산대 석학교수) 연구팀이 미국 하와이대와 남극해 해빙이 이산화탄소를 바다 깊은 곳에 가둬 초기 빙하기 온도하락을 가속시켰음을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 결과 빙하기의 지구는 지금보다 6℃ 가량 추웠으며, 북반구 대륙 일부가 최대 4㎞ 두께 빙상으로 덮여 있었다.

지구 남쪽 반대편 해빙으로 인해 이 같이 춥고 거대한 빙상으로 이뤄진 ‘겨울왕국’이 생겨날 수 있었다는 명확한 증거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빙하기 바다가 다량의 탄소를 머금게 된 과정에 남극해가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남극해는 거대한 탄소 저장고인 남극심층수가 만들어지고, 표층 바람에 의해 바다 표면으로 용승하는 유일한 해역이기 때문에 남극해 변동은 전 지구 바다의 심해층과 탄소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어떤 기작에 의해 남극해가 여분의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를 규명하기 위해 최첨단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 결과를 이용, 8번의 빙하기-간빙기가 일어났던 78만4000년 동안의 기후를 분석했다.

기온이 하락해 해수가 얼어 해빙이 만들어지면 남겨진 바닷물은 굉장히 짠 염수가 된다. 차갑고 염분이 높은 물은 밀도가 커 해저에 가라앉아 남극심층수를 형성한다.

대기가 차가워질수록 해빙의 면적은 넓어지고, 다량의 무거운 심층수가 생긴다. 심층수는 용승하며 탄소를 대기로 방출하지만 빙하기엔 해빙이 바다 표층을 덮어 심층수가 얼음 밑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해빙이 이산화탄소 방출을 막는 마개역할을 하는 셈이다.

연구진은 빙하기 초기 남극해 해빙 증가로 인해 바다 심층수와 중층수의 밀도차가 증가하고, 두 수괴(물리적‧화학적 성질이 비슷한 해수의 모임) 사이의 혼합 즉 탄소 교환이 줄어듦을 확인했다.

혼합 작용의 감소로 인해 심해는 더 많은 양의 탄소를 가두고, 이 과정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30ppm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빙하기 중반부에는 해빙 면적과 두께가 최대에 달하면서 용승된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지 못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10ppm 가량 추가로 감소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남극해 해빙이 기온 하락에 빠르게 반응, 온실가스를 심층에 가두는 식으로 빙하기를 증폭시켰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기온 하강-해빙 증가-대기 중 이산화탄소 감소-기온 추가 하강으로 이어지는 빙하기의 진행 과정을 밝히는데 기여했다.

악셀 팀머만 IBS 기후물리 연구단장(공동저자)© 뉴스1
악셀 팀머만 IBS 기후물리 연구단장(공동저자)© 뉴스1

악셀 팀머만 단장은 “북반구 빙상 증가와 이에 따른 해수 내 염분 변동이 빙하기 초기 변동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초기 기온 하락, 대기 중 탄소 감소 등 빙하기를 촉발시킨 비밀을 완전히 풀기 위해선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 판에 18일 오전 5시(한국시간) 게재됐다.


memory44444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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